한쪽 귀 잘 안 들리면, 돌발성 난청 의심
귀에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은 다양하다. 중이염, 난청, 이명 등은 물론이고, 어지럼증 역시 귀의 이상으로 발생할 수 있다. 여러 귀 질환 중 돌발성 난청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는 귀 질환이다.
오는 9월 9일은 대한이비인후과학회에서 귀 건강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제정한 ‘귀의 날’이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는 귀 질환과 청력재활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자 귀의 모양과 비슷한 숫자인 9가 연속되는 매년 9월 9일을 귀의 날로 지정했다. 51회를 맞이한 올해는 한국인 10만 명당 10명 이상으로 발병하는 돌발성 난청에 주목했다.
돌발성 난청은 확실한 원인 없이 수 시간 또는 2~3일 이내로 갑자기 발생하는 감각 신경성 난청이다. 이명이나 어지럼증을 동반하기도 하고, 청각 손실의 정도는 경도에서 완전 손실까지 다양하다. 저음 또는 고음 영역에서 국소적인 청력 손실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때 환자는 직접적인 청력 손실을 느끼기보다 갑자기 귀가 먹먹해졌다고 느끼거나 익숙한 소리가 왜곡되어 들린다. 이명이 발생해 내원하였다가 돌발성 난청으로 진단받는 경우도 많다. 성별이나 좌우 빈도의 차이는 없으며 대부분 한쪽 귀에서 발생하지만 드물게 양측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원인은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감기 등 바이러스성 감염 후 발생하는 경향을 보여 바이러스 감염이 주된 발병기전으로 생각된다. 또 고혈압, 당뇨 등 혈관장애, 자가면역질환, 청신경종양, 소음, 두부외상 등도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돌발성 난청 환자 100명당 1명이 청신경종양이 원인으로 밝혀지고 있어 돌발성 난청이 반복되거나 두통,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면 반드시 MRI 촬영으로 종양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이비인후과 이전미 교수에 따르면 돌발성 난청의 경우 일반적으로 환자의 3분의1은 정상 청력을 되찾지만 나머지 환자는 청력이 회복되지 않거나 난청이 더 진행되는 경과를 보인다.
갑작스런 청력 저하나 귀의 먹먹함, 이명으로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시행한 청력 검사에서 실제 청력 손실이 확인되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데, 치료의 근간은 스테로이드이다. 경구 스테로이드를 1주일 이상 고용량으로 사용하게 되는데, 당뇨, 고혈압, 임신, 소화성 궤양 등 고용량 스테로이드 용법이 금기인 경우도 있으므로 반드시 의사에게 본인의 기저 질환이나 복용 중인 약물에 대해 상의해야 한다.
경구 스테로이드 투여가 금기인 환자에게는 스테로이드 주사제를 고막을 통해 직접 고실로 투여하는 고실 내 스테로이드 주입법 치료를 시도한다. 경구 스테로이드 투여와 고실 내 스테로이드 주입법의 치료 효과는 동일하다. 청력의 회복 양상을 확인해 추가 투약을 할 수도 있다.
적극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청력이 회복되지 않는 경우에는 불필요한 투약을 멈추고 치료를 종료하게 되는데, 치료 종료 후 1개월 이상 지난 후에 청력 회복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치료 종료 후 1~3개월에 청력 검사를 시행해 청력 회복 정도를 최종 평가한다. 청력 손실이 심한 경우에는 보청기나 인공와우 이식 등의 청각 재활을 고려할 수도 있다.
[사진=아이클릭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