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안에 생기는 질환들 중 이름이 비슷해 헷갈리는 병들이 있다. 각기 다른 질환이지만 같은 병으로 착각하거나 구분이 잘 안 되는 경우다. 치은염, 치주염, 치수염이 그렇다. 증세를 방치하면 병을 키우기 쉬운 질환들인 만큼 구분이 필요하다.
◆ 치은염 - 붉은 잇몸과 통증
치은은 우리가 흔히 잇몸이라고 부르는 부위다. 이곳에 염증이 생기면 치은염이 된다. 염증이 잇몸에만 국한되며 치주인대나 잇몸뼈로 퍼지지는 않는 비교적 가벼운 질환이다.
대체로 구강이 청결하지 못할 때 치태 속에 있는 세균이 번식하면서 발생한다. 칫솔로 닦기 어려운 치아와 치아 사이, 요철이 있는 부위, 치석이 침착해 있는 부위 등에 잘 생긴다.
치은염이 발생하면 잇몸이 자극을 받아 붉어지고, 통증이 일어난다. 음식을 먹거나 이를 닦을 때 출혈이 생기기도 한다. 만성화되면 염증 때문에 잇몸의 깊이가 깊어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치료는 증상에 따라 다르다. 상태가 가볍다면 칫솔로 치태를 제거하는 것만으로도 상태를 호전시킬 수 있다. 그러나 치석이 부착되어 있다면 스케일링 치료가 필요하다. 강북다인치과 최헌주 원장은 “치은염은 통증이 크지 않아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심해지면 치주염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평소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치주염 - 구취와 치아 흔들림
치은염이 악화되면 잇몸뼈 주변으로 염증이 퍼지는데, 이를 치주염이라고 한다. 치아를 둘러싼 지지조직에 염증이 생겨 이가 흔들리고 끝내 빠져 버리는 ‘풍치’라고도 한다.
치주염 역시 구강 관리가 제대로 안 됐을 때 생긴다. 구취가 계속 나고 치아와 잇몸 사이에 고름이 발생한다. 차거나 신 음식의 자극을 받으면 치아가 시리고 흔들리며 자극을 주지 않았을 때 아플 때도 있다.
초기에는 대부분 자각 증상이 없고, 중기나 말기가 되어서야 여러 증상들이 나타난다. 잇몸 염증의 원인인 치태를 제거한 뒤 염증으로 파괴된 치주조직의 형태를 회복시키는 치료가 필요하다.
◆ 치수염 - 충치와 극심한 통증
치아의 중심부에 신경이나 혈관이 지나가는 곳을 치수라고 하는데, 이곳이 충치나 치주염으로 염증이 생기면 치수염이 된다. 충치를 방치해 상아질이 무너지고 치수에 구멍이 뚫려 세균이 침입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치수염은 담석, 요로결석과 함께 3대 고통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 치수에 염증이 생기면 그 속을 지나는 혈관이 확장되면서 혈액량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큰 통증이 생긴다.
급성 치수염이나 가벼운 치수염은 냉수나 차가운 공기 등의 자극으로도 통증이 생기지만 금방 가라앉는다. 하지만 상태가 악화되면 뜨거운 물만 마셔도 참기 힘든 통증이 지속된다.
평소에는 통증이 없다가도 충치 부위에 음식물이 들어갔을 때 격렬한 통증을 보이는 만성 치수염도 있다. 만성 치수염은 통증을 느끼다가도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증상이 되풀이 된다.
치수염은 전문적인 치과 치료가 필요하다. 마취 후 치수를 제거하는 신경치료를 해야 하며, 충치가 발생한 부위를 깎아 내고 레진이나 금으로 덮어씌우는 치료를 한다. 통증을 줄이기 위해 습관적으로 진통제를 복용하면 치료시기를 놓쳐 악관절염, 패혈증 등이 생길 수 있으므로 꼭 제때 치료받아야 한다.
[사진=wowow/shutterstoc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