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기영 2005년에는 "황우석 지원, 청와대가 주도했다" 자랑
청와대가 최고 과학자 연구 지원 사업 제안
황우석 1호 과학자로 5년간 150억 원 지원
청년 박사 10인 지원금이 '황우석 연구비'로 전용
박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본부장이 과거 직접 황우석 박사를 지원하는 데 청와대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고백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이었던 자신은 황우석 박사에게 연구비를 지원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한 것과는 정반대의 내용이다. 비판을 모면하고자 거짓 해명을 한 것이다.
2005년 5월 25일, "청와대가 황우석 연구 지원 사업 주도"
박기영 본부장은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으로 재직하던 2005년 5월 25일 황우석 박사 지원 종합 대책을 내놓고 나서 당시 청와대 소식지('청와대 브리핑')에 "황우석 교수와 한국인 유전자"라는 제목의 기고를 올렸다. 자신이 직접 쓴 이 글에서 박 보좌관은 황 박사에 대한 청와대 주도의 지원 사실을 명확히 언급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황 교수의 연구 환경과 정부 지원에 늘 염려가 많았기에 지난해 황우석 교수팀과 함께 난치병 치료의 완성을 목표로 연구 추진 및 지원 로드맵을 만들고 과학기술진흥기금에서 별도의 예산을 확보했다." "노 대통령이 처음 최고 과학자 연구 지원 사업을 제안했고,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위해 아이디어도 직접 말해줬다."
이 글은 노무현 정부 당시 황우석 박사 지원이 박기영 과학기술보좌관의 주도로 청와대에서 과학기술부 등으로 지시되었음을 말해준다. 글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언급되고 있지만 황 박사 지원에 대한 기획과 실행은 과학기술보좌관의 주도로 이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고 과학자 연구 지원 사업은 전형적인 예이다.
2005년 5월 25일 황우석 박사 지원 종합 대책의 일환으로 갑작스럽게 등장한 최고 과학자 연구 지원 사업은 그 첫 번째 대상자로 황우석 박사를 선정하고 5년간 150억 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즉, 박기영 본부장은 당시 과학기술보좌관으로 재직하면서 애초 계획에 없던 150억 원을 황 박사에게 직접 지원하는 사업을 주도한 것이다.
청년 박사 10명 지원금이 '황우석 지원비'로 둔갑
충격적인 사실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렇게 갑작스럽게 황우석 박사를 최고 과학자 연구 지원 사업 대상자로 선정해서 지원하면서 애꿎은 청년 박사 10명이 피해를 입었다.
청와대 지시로 최고 과학자 연구 지원 사업을 집행해야 하는 과학기술부는 첫 해 30억 원 가운데 10억 원을 '국가 특별연구원 육성 지원 사업' 예산에서 전용했다. 국가 특별연구원 육성 지원 사업은 박사 학위 취득 후 2년 이내 연구자의 사기를 북돋우고자 마련된 것으로 10명의 젊은 과학자를 선정해 1억 원씩 총 10억 원을 지원하는 사업이었다.
결국 황우석 박사를 지원하고자 청년 박사 10명이 각각 1억 원씩의 연구비를 박탈당한 것이다. 박기영 본부장이 이런 예산 전용까지 직접 주도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청와대 주도로 특정 과학자에게 연구비를 몰아주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을 사후라도 검토하지 않았던 것은 명백한 실책이다.
박기영 본부장은 자신이 황우석 박사를 지원한 사실이 이렇게 명백함에도 8일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직접 지원한 적은 없다고 거짓 해명했다. ("제가 하는 일은 주로 기획 등이었다. 연구비도 제가 주도한 연구비는 아니다. 다 부처에서 하고. (…) 내가 연구비를 해드리거나 그런 적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