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랜스 급여화', 화이자는 착한 기업인가?

'입랜스 급여화', 화이자는 착한 기업인가?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생명줄과도 같았던 화이자제약의 입랜스가 드디어 급여 적정성 평가를 통과했다. 지난달 개최된 약제급여평가위에서는 급여 문턱을 넘지 못했지만 두 번째 시도만에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

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는 입랜스(화이자), 알레센자(로슈) 등 5개사 6개 성분에 대한 약제 급여 적정성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공개된 결과 입랜스는 노바티스 흑색종 치료제 멕키니스트와 함께 급여 적정성이 있다고 평가받았다. 입랜스는 지난 6월만 하더라도 화이자의 고가 정책으로 인해 급여 적정성 평가를 통과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약가 인하 요구가 빗발치고, 사회적인 비난이 쏟아지자 화이자가 약가 인하를 단행하면서 급여 적정성 평가를 통과하게 됐다.

따라서 입랜스는 이제 60일 동안 한국화이자제약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약가 협상 절차를 거친 뒤, 한 달 정도 소요되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안건 상정, 복지부 고시 등의 절차를 거쳐 최종적으로 급여화가 이뤄지게 될 전망이다.

웃어도 웃는 게 아닌 이유

그런데도 누구보다 입랜스의 급여 평가 통과를 기다렸을 전이성 유방암 환자는 기뻐하면서도 마음 한 곳이 무겁다. 모든 입랜스 처방 환자가 급여 혜택을 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폐경 후 여성의 일차 내분비 요법으로서 레트로졸 병용 또는 내분비 요법 후 질환이 진행된 여성에서 풀베스트란트 병용 요법으로 입랜스를 허가한 바 있다.

이 가운데 경구용 호르몬제 레트로졸과 입랜스의 병용 요법에 한해서 제한적으로 급여를 인정하겠다는 것이 약평위의 결정이다. 때문에 주사제인 풀베스트란트와 입랜스의 병용 요법을 진행 중인 환자들은 급여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게 된다.

이와 관련 입랜스 급여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전이성 유방암 환자도 입랜스 급여화 소식을 반기면서도 아쉽다는 반응이다.

한 전이성 유방암 환자는 "입랜스가 급여 적정성 평가를 통과해서 기쁘다.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지만 지금이라도 급여 인정을 받아 마음이 놓인다"면서도 "풀베스트란트가 급여 적정성 평가를 통과하지 못해 가슴 아파할 환자들을 생각하면 안타깝고 마음 한 곳이 무겁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전이성 유방암 환자 단체도 "입랜스가 부분적으로 급여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된 것에 대해서는 기쁘게 생각한다"며 "하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니다. 풀베스트란트 병용 요법까지 급여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평원 관계자는 "풀베스트란트 병용요법의 경우 화이자 측에서 추가서류 제출을 하지 않았다"며 "급여 정적성 평가를 통과하려면 추가서류 제출을 통해 다시 평가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착한 희망 프로젝트 계속되어야

한국화이자제약은 입랜스의 급여 적정성 평가가 있던 6일 "착한 화이자 링크 희망 프로젝트 : Be Essential 진행"이라는 보도 자료를 배포했다.

화이자 임직원이 도서 산간 지역의 아이에게 독서 기부와 함께 독서 지도, 미술 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연계시켜 풍성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밝힌 화이자는 "아이에게 보다 큰 꿈과 희망을 펼칠 수 있는 밑거름을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자평했다.

화이자는 다른 다국적 제약사와 마찬가지로 국내에서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화이자 꿈꾸는 봉사단', '화이자 꿈꾸는 캠프' 등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한쪽에서는 엄마가 돈이 없어 약을 먹지 못해 서서히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하는 아이들이 존재하고 있다. 특히 풀베스트란트 병용 요법을 진행 중인 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엄마로 두고 있는 어린 아이에겐 이번 입랜스 급여 적정성 평과 통과 소식은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 화이자의 도움이 절실한 이유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입랜스 급여화 문제는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며 "화이자의 사회적인 역할이 필요한 시기"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화이자의 진정성 있는 '착한 희망프로젝트'가 계속되어야 할 이유다.

    송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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