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초경 겪은 여성, 성 경험률 높다(연구)
초등학교 4학년 이전에 첫 월경을 시작한(조기 초경) 여자 고등학생의 성 경험률이 정상 초경 여고생의 3.98배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경성대 간호학과 이재영 교수가 질병관리본부의 제11차(2015년)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에 응답한 전국 여고생 1만6286명의 초경 연령과 성경험 여부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는 아동간호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이 교수가 연구 대상에서 여중생을 제외한 것은 13-14세까지 절반 정도가 아직 초경을 경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구 대상 여고생의 5.8%가 조기 초경(초등학교 4학년 이전에 첫 월경)을 경험했다. 전체 여고생의 성경험률은 3.4%였다. 조기 초경을 여고생의 성경험률은 12.2%로 정상 초경 여고생(2.9%)보다 5.3배 높았다.
성경험에 영향을 미치는 인구사회학적-정서적-건강 행태적 특성 등 다양한 영향을 모두 고려해도 조기 초경 여고생의 성경험률은 정상 초경 여고생의 3.98배에 달했다.
국내 여고생의 초기 초경 경험률(5.8%)은 서양의 여성 청소년과 엇비슷했다. 프랑스에서 2010년에 여자 청소년 1072명을 조사한 결과 11세 이전의 조기 초경 경험률은 5.3%였다. 미국에서 1999-2002년 실시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조기 초경을 경험한 여자 청소년 비율은 5.6%였다(1720명 조사). 국내에서 2012년에 실시된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에선 조기 초경 경험률이 5.45%(1만7867명 조사)였다.
이 교수는 논문에서 “국내 여고생의 조기 초경 경험률은 선진국 청소년에 비해 낮지 않으며, 지난 3년 새 0.35%p 증가한 것이므로 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논문을 소개한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에 따르면 여아의 초경은 신체적 이차 성징일 뿐 아니라 사춘기의 심리-사회적 발달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초경을 경험한 여아는 감정 동요를 느끼는데 초경 관련 사전교육이 부족하거나 초경 시기가 너무 이르면 부정적 감정 동요가 동반될 수 있다.
조기 초경은 성조숙증-비만-당뇨병-여성암 등 신체적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핀란드에서 여성을 31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조기 초경을 경험한 여성은 성인이 된 뒤 상대적으로 높은 체질량지수(BMI, 비만의 척도)를 보이는 등 조기 초경이 성인기 비만 예측요인으로 확인됐다.
조기 초경 여성의 제2형(성인형) 당뇨병 유병률이 정상 초경 여성보다 3.6배 높았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11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시행한 117편의 역학조사를 메타 분석한 연구에선 초경이 1년 빠르면 유방암 발생 위험이 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 시기에 경험한 초경은 청소년기 성경험과 성행동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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