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의 화려한 건강 취미, 환자에게 겁준다
환자에게 조언을 주려면 의사 먼저 건강하고 건전한 생활을 해야 한다. 일부 건강전문가들은 의사의 건강한 생활습관을 환자에게 알려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환자에게 롤 모델이 되는 도이에 건강한 생활을 하도록 북돋울 수 있다는 이유다. 그런데 최근 발표된 논문은 의사의 이 같은 경험담이 오히려 환자에게 역효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보았다.
성격 및 사회심리학저널(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에 실린 최신 논문에 따르면 의사가 자신의 건강관리 비결을 환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어필하면 과체중이나 비만 환자는 오히려 겁을 먹게 된다.
연구팀은 미국메디컬그룹 온라인 사이트에서 의사들의 프로필을 수집해 두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한 유형은 조깅이나 자전거타기처럼 활동적인 취미생활을 강조한 프로필이고, 또 한 가지 유형은 이런 내용을 담고 있지 않은 프로필이다.
그 다음 연구팀은 체질량지수(BMI)가 25를 넘는 체중관리가 필요한 실험참가자 143명을 모집했다. 실험참가자들은 건강한 취미생활을 강조한 프로필 5개, 그렇지 않은 프로필 5개 등 총 10개의 프로필을 보고 어떤 의사를 주치의로 선택할 것인지 고르는 실험에 참여했다.
그 결과, 실험참가자들은 운동 관리를 열심히 한다고 강조한 의사보다 이런 내용을 프로필에 기입하지 않은 의사를 좀 더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건강한 생활을 강조한 의사가 환자의 건강하지 못한 습관을 재단하고 비판할 것이란 편견에서 비롯된다.
즉 환자가 의사 때문에 주눅이 들거나 겁이 나도록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의사가 자신의 건강한 생활습관을 감추는 것 역시 바람직하다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의사들은 어떤 방식으로 자신을 어필해야 할까.
연구팀은 좀 더 유연한 표현방식을 택하라고 강조한다. 가령 “나는 규칙적으로 운동한다”는 단정적인 표현보다는 “나는 규칙적으로 운동하려고 노력 중이다. 이는 쉽지 않은 일이다”라는 식으로 표현하는 방법이다.
또 “모든 사람은 건강에 대한 자신만의 정의가 있다. 건강을 지키기 위한 본인의 방법을 따르면 된다”는 식의 모토를 강조해 상대방을 재단한다는 느낌을 제거하면 더욱 좋다.
상당수 의사들은 자신의 건강한 생활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연구팀이 수집한 의사 프로필의 3분의2도 이 같은 점을 강조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볼 때 의사의 건강관리 경험담은 오히려 환자에게 거부감을 주는 역효과로 작용할 수 있다. 의사는 다른 사람에게 조언을 줘야하는 위치에 있는 만큼, 환자와의 바람직한 소통 및 조언 방식을 항상 고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사진출처=Olena Yakobchuk/shuttersto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