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술’ 즐기면 ‘예비 당뇨병’ 위험 높아져(연구)
술을 즐겨 마시는 사람의 공복혈당장애 위험이 비음주자의 1.7배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예비 당뇨병’으로 불리는 공복혈당장애는 당뇨병으로 진행하기 직전 상태를 말한다. 최근 혼자서도 술을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어 주목되는 연구결과다.
경북대병원 예방의학과 배상근 전문의팀이 보건복지부 국민건강영양조사(2013년)를 토대로 19-69세 남녀 3561명의 당뇨병 가족력과 공복혈당장애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이 연구결과는 한국보건정보통계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연구 대상 5명 중 1명이 공복혈당장애 상태였다. 검사상 혈당이 100㎎/㎗ 이하면 정상, 126㎎/㎗ 이상이면 당뇨병, 100-125㎎/㎗이면 공복혈당장애로 진단된다.
공복혈당장애 환자의 흡연율(현재 흡연)과 월간 음주율(월 1회 이상 음주)은 각각 24.4%, 66.0%로 공복혈당이 정상인 사람(각각 19.9%, 57.4%)보다 높았다. 비만의 척도인 BMI(체질량지수)는 정상 공복혈당 소비자가 공복혈당장애 소지자보다 낮았다.
공복혈당장애는 음주를 월 1회 이상 하는 사람이 술을 피하는 사람보다 걸리기 쉬운(1.7배)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성보다 여성이 덜 걸린(0.7배) 것으로 조사됐다. 고혈압-이상지질혈증 환자가 공복혈당장애일 위험은 건강한 사람의 각각 1.48배, 1.36배에 달했다.
당뇨병 가족력(부모형제 중 한 명 이상이 당뇨병 환자)이 있는 사람은 전체의 19.2%(685명)였다. 가족 중 어머니가 당뇨병 환자인 사람이 이중 절반이었다.
당뇨병 가족력이 없는 사람의 공복혈당장애 비율은 5명 중 1명(20.1%)인 것에 비해 당뇨병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4명 중 1명 꼴(24.2%)이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당뇨병 가족력이 있는 사람이 공복혈당장애를 가질 위험은 가족력이 없는 사람의 1.39배”이며“부모보다 형제-자매가 당뇨병 환자인 경우 공복혈당장애를 가질 가능성이 더 높았다”고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이 전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공복혈당장애는 당뇨병 가족력보다 과체중-고혈압 등 만성질환과의 관련성이 더 컸다”며 “당뇨병의 위험요인으로 알려진 비만-고혈압-이상지질혈증-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이 혈당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고 했다.
한편 술 1-2잔에 금세 얼굴이나 몸이 벌겋게 되는 사람은 식도암에 걸릴 확률이 정상인에 비해 6-10배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미국 국립알코올연구소(NIAAA)에 따르면 이런 사람들은 알코올의 대사를 돕는 효소인 알데히드탈수소효소2(ALDH2)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알코올이 인체에서 무해한 초산염으로 바뀌지 못하고 아세트알데히드를 축적시켜 식도암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사진출처=아이클릭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