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 등 겨울스포츠, "잘 넘어져야 무릎 보호"
대표적인 겨울스포츠인 스키, 스노보드, 스케이트 등은 이제 누구나 즐기는 대중스포츠다. 정부에서는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스키 인구를 늘리기 위해 매년 겨울스포츠 관련 페스티벌도 개최한다. 겨울하면 스키가 자동으로 연상될 정도다. 하지만 스키는 주의하지 않으면 큰 부상 위험을 안고 있다. 추운 날씨에 근육이 경직된 상태에서 무리하게 움직이면 관절 손상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장 흔하게 생기는 부상이 무릎의 십자인대파열이다. 실제 국민안전처가 2011∼2016년까지 겨울 시즌 동안 스키장 방문객 573만 명을 조사한 결과 1만 141명이 슬로프 이용 도중 사고로 부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상 부위는 무릎이 15%(1515명)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머리(1075명), 어깨(956명) 순이었다.
무릎 관절에 있는 십자인대는 넙다리뼈(대퇴뼈)와 정강이뼈(경골)를 연결하는 십(十)자 형태의 두 인대다. 양쪽 무릎관절 사이에 위치해 앞뒤로 무릎관절을 견고하게 고정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때 스키 슬로프에서 점프 후 착지하거나 달리는 방향을 급하게 바꾸고 멈춰서는 동작을 할 때 무릎이 크게 꺾이면서 충격을 받아 파열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십자인대가 파열되면 갑작스런 통증이 생기면서 주저 않게 되거나, '툭'하는 인대 끊어지는 소리가 나기도 한다. 통증과 함께 붓기가 나타나며, 무릎관절이 앞뒤로 불안정하게 흔들리는 느낌을 받는다. 통증이 있어도 2주 정도 지나게 되면 가라앉고 일상생활이 가능해진다.
이준규 한림대성심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십자인대가 파열되면 처음에는 부종과 통증이 있으나, 2∼3주 지나면 이런 증상들이 완화된다”며 “이런 이유로 단순 타박상으로 오인하기 쉽다. 치료시기를 놓치면 무릎 불안정성으로 인해 반월상 연골(무릎 안쪽에 있는 반달 모양의 물렁뼈) 등 무릎 관절 내 다른 조직 손상이 발생한다. 장기간 이런 부상이 방치되면 조기 퇴행성 무릎관절염까지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십자인대파열을 예방하려면 스키를 타기 전 반드시 10분 이상 스트레칭이나 가벼운 체조로 추운 날씨에 경직된 무릎을 풀어줘야 한다. 평소 운동을 통해 무릎 근육을 단련시키는 것도 좋다. 또 되도록 자신의 실력에 맞는 스키 코스를 선택하고 잘 타는 요령보다는 잘 넘어지는 요령을 습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넘어져 무릎을 다쳤다면 무릎을 쓰지 말고 안정을 취하며 냉찜질로 염증을 가라앉힌 뒤 곧바로 병원에 가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