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중독 의심 징후 5가지
술에 관대한 문화에서는 알코올 중독을 자각하기 쉽지 않다. 매일 술을 마셔도 식사 때 하는 반주나 기분 전환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설사 알코올 중독을 인정한다 해도 치료 받기를 낯설어 한다. 알코올 중독을 그저 개인의 의지 문제로 치부하기 때문이다. 미국 정신의학회 진단 및 통계편람에서는 알코올 중독을 알코올 남용 및 의존으로 세분화해 진단 기준을 마련해 놓았다. 하지만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기 전에 알코올 중독을 의심해볼 수 있는 징후가 있지 않을까? 약물중독 재활센터 ‘랜치’가 정리한 5가지 항목을 살펴보자.
◆음주 사실을 숨기거나 거짓말을 한다=음주 사실을 부정하는 행동은 이전부터 그 사람의 음주 방식에 문제가 있어 왔다는 표시다. 하지만 음주를 하지 않았다거나 마신 술의 양을 축소하는 거짓말이 잘못이라는 것을 당사자가 깨닫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알코올 중독이 의심되는 사람에게는 일단 음주 자체를 문제 삼지 말고 지금 거짓말로 상황을 모면하고 있다는 것을 환기시키는 게 좋다.
◆기분 전환을 위해 음주에 의존한다=연구에 따르면 알코올 중독으로 빠지는 대부분의 사람은 감정적인 이유 때문에 술을 마시기 시작한다. 따라서 스트레스, 불안, 우울 같은 부정적 감정을 해소하려고 음주에 기대는 행위는 위험하다. 술을 통한 기분 전환은 일시적인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부정적 감정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술을 더 찾게 되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무언가 고민되는 일이 있을 때 술 생각부터 난다면 한번쯤 자신이 알코올 중독으로 가는 건 아닌지 돌아보자.
◆자주 기억을 잃는다=과음하면 이른바 ‘필름이 끊긴다’라고 하는 일시적인 기억 상실을 경험한다. 술을 마실 때마다 과음하고 매번 필름이 끊긴다면 알코올 중독이 의심되는 중요한 징후다. 음주 후 기억을 잃는 현상을 전문 용어로 ‘블랙아웃(blackout)’이라 한다. 블랙아웃은 에탄올이 뇌의 신경전달을 교란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블랙아웃이 계속 되풀이되면 뇌가 손상되고 알코올성 치매로 발전할 위험이 있다.
◆음주를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일단 음주를 시작하면 기억이 나지 않을 때까지, 술자리가 모두 파할 때까지 멈추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알코올 중독을 의심해봐야 한다. 술에 대한 자제력이다 이성적 판단을 하지 못한다는 표시이기 때문이다.
◆마시면 안 될 때도 음주를 한다=직장에 출근하기 전, 중요한 시험을 보기 전, 운전하기 전 같이 술을 마시면 안 될 때도 음주를 하면 알코올 중독의 가능성이 높다. 이미 음주가 개인의 일상생활과 계획, 경력을 파괴할 수준에 다다랐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절대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술을 끊기가 힘들며 가족과 전문의의 도움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