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전후 관리가 중요한 당뇨 백내장
혈당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오현섭의 눈 이야기] 수술 전후 관리가 중요한 당뇨 백내장
얼마 전 당뇨를 앓고 있는 65세 어르신이 눈이 더 침침해진 것 같다며 진료실을 찾았다. 진단결과 수정체가 뿌옇게 변하는 백내장이 오고 있었다. 환자는 “당뇨 때문에 시력이 떨어진 느낌인데 이제는 백내장까지 와서 눈이 더 불편해졌다”며 답답해 했다.
백내장은 신체 노화로 인해 나타나는 노인성 질환이다. 수술은 혼탁한 수정체를 깨끗한 인공수정체로 교체하는 방식이다. 안약이나 주사로 국소마취 한 후 백내장을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면 30분 내외로 수술이 끝난다. 수술 방법도 많이 발전해 수술 안전도도 높으며, 수술 다음날부터 일상생활도 가능하다. 다만 당뇨 환자의 백내장 수술은 다르다. 당뇨병이 있는 경우 백내장은 더 빨리 진행되기 때문이다.
당뇨 환자는 망막 내 혈관이 망가져 눈 속 혈액순환에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당뇨때문에 독성으로 망막에 변화가 생기는 것을 당뇨망막병증이라 한다. 당뇨망막병증이 심한 경우, 망막 내 중심시력을 담당하는 황반이 붓는 황반부종이 나타나기도 한다. 황반부종은 시력저하와 눈부심을 일으키는데, 이는 백내장 초기 증상과 비슷하여 백내장으로 착각하고 방치하기 쉽다. 황반부종을 방치할 경우 회복 불가능한 시력저하가 진행되어 실명에 이를 수 있다.
따라서 당뇨환자가 백내장 수술을 계획하고 있다면, 수술 전 망막 검사를 통해 당뇨망막병증의 진행정도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당뇨 초기에는 혈당 조절로 당뇨망막병증을 충분히 막을 수 있지만, 망막 내 출혈이나 붓기로 인해 시력저하가 있다면 치료를 통해 시력을 호전시킬 수 있다. 치료는 약물, 항체주사, 레이저치료로 진행된다.
내과 검사도 필수적이다. 백내장 수술 시 변수가 생기거나 합병증 발생의 가능성도 사전에 알아봐야 하기 때문이다. 혈당 수치를 비롯, 전신 상태를 확인하려면 심전도, 흉부 엑스레이, 간 기능 검사, 콩팥기능검사, 혈액응고 검사 등을 철저히 해야 한다.
당뇨 환자의 백내장 수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혈당관리다. 수술 전 혈당이 안정적이더라도 수술 후 관리가 잘 되지 않는다면 망막질환이 악화되거나 수술 부위에 세균이 감염되는 등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또, 백내장 수술 후에는 염증을 막기 위해 스테로이드제가 들어간 약을 일정기간 복용하는데, 이 경우 혈당이 일시적으로 오를 수 있다. 전신 상태가 좋지 않으면 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65세 이상의 노인은 백내장 수술 전 자신의 병력을 담당의사에게 반드시 알려야 한다. 그리고 수술 전 부작용 가능성, 수술의 한계, 수술 후 주의사항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듣고 충분히 숙지해야 한다. 병원 선택에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 당뇨 환자의 경우 안과와 내과의 협진이 필요하며, 해당 과에서 정확한 진료를 받은 뒤 백내장 수술을 결정하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