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시밀러, 국내 제약산업 '동아줄'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제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각 분야에서 다양한 분석과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바이오제약 분야 역시 예외는 아닌데 트럼프는 제약회사의 고가 약값 책정을 막는 규제를 공약하고 해외의약품 수입제한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제약 시장에서는 기회를 엿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항체의약품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의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가 바이오의약품 약가가 높은 미국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더군다나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리나라 바이오제약 시장이 바이오시밀러를 주목하는 이유는 일반 제네릭에 비해 높은 기술과 임상 비용이 필요하지만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에 비해서는 바이오시밀러의 개발기간이 50%가량 짧다. 또한 개발비용은 10% 수준이고 개발 성공률은 무려 10배나 높기 때문이다.
특히 2015년을 기점으로 한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의 세계 특허가 대거 만료되고 있는 상황이고 미국 보험사들이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어 우리나라 바이오제약사들이 본격적으로 미국과 유럽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우리나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이끄는 곳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대규모 생산시설 건립에 투자하고 공격적인 R&D와 특허전략으로 국내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도 선두그룹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이들 거대업체간의 경쟁은 국내 바이오산업에도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으며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기폭제가 되고 있다.
셀트리온은 이미 세계 최초로 항체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를 미국에서 승인받았으며 유럽, 일본, 캐나다 등 전 세계 72개국에서 승인을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2013년 수출을 시작한 후 3년 만에 국내 최초로 누적 수출액이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5일에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램시마의 미국 출시 행사를 개최하고 미국 수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셀트리온은 10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판매파트너인 화이자로부터 2600억 원 규모의 램시마 구매주문서를 수령한 상태다.
뿐만 아니라 11월에는 류마티스 관절염치료제인 맙테라의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가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계열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와 함께 바이오시밀러에서 잇단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 공장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현재 송도에 18만 리터 바이오 의약품을 위탁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가동 중이고 18만 리터 규모의 새로운 공장이 2018년 4분기부터 가동된다. 총 36만 리터 규모의 공장이 가동될 경우 세계 1위의 바이오 의약품 CMO로 도약하게 된다.
또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5대 바이오의약품 중 암젠의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인 엔브렐과 얀센의 관절염 치료제인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인 브렌시스와 렌플렉시스를 잇따라 개발해 국내 보건당국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이중 브렌시스는 2월 유럽에서 세계 최초로 바이오시밀러 판매 허가를 받고 출시했으며, 렌플렉시스도 국내 시장에 출시한데 이어 6월 유럽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 밖에도 유방암 치료제인 허셉틴과 대장암 치료제인 아바스틴의 바이오시밀러는 유럽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류미티스 관절염 치료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는 국내와 유럽에 제품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정부도 국내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미국 및 유럽 허가 획득 효과가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 예상하고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약가 개선 및 세액 공제 등을 확대하고 바이오펀드 조성 등 국내 바이오 제약사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식품의약품안전처도 국내 개발 바이오시밀러 전 품목에 대해 영문 허가심사결과 공개를 지속 추진해 바이오시밀러 허가심사의 투명성을 높이는 동시에 국내 바이오시밀러 산업이 글로벌 시장으로 원활히 진출할 수 있도록 측면 지원하고 있다.
실제로 식약처는 최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브렌시스와 렌플렉시스의 영문 심사결과를 공개했고 지난 8월에는 셀트리온의 램시마와 허쥬마에 대한 영문 심사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동부증권 구자용 연구원은 "국내 바이오산업은 생태계를 구축하는 단계로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다"며 "바이오시밀러의 최대 수요처인 미국에서의 판매가 앞으로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트럼프의 보건의료 정책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도 "램시마 등 국내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이 미국 제약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면서도 "국내 바이오시밀러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선 정부 차원의 대비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