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제약시장, 신약개발로 웃는다
한미약품의 잇따른 늑장공시 사태로 우울해진 제약업계.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한미약품 임상 지연 소식에 주가의 변동성이 커지자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할만큼 우려스러운 제약시장이지만 개별 제약사들은 신약개발로 난관을 정면돌파 하고 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다수의 제약사들이 최근들어 일제히 신약 임상결과를 발표하고 나섰다.
- 미국발 임상소식
무대는 3일부터 6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된 58차 미국혈액학회였다. 이 자리에서 일양약품과 대웅제약, JW중외제약은 임상시험 치료 효과 등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일양약품과 대웅제약은 개발 중인 아시아 최초 백혈병 신약 슈펙트의 1차 치료효과에 대해 발표했다. 서울대 약학대학원 이장익 교수 연구팀의 노하연 박사가 2세대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슈펙트의 용량과 유효성과의 상관관계에 관한 임상 3상 분석결과를 포스터로 발표했는데, 슈펙트를 표준치료제로 선택하면 치료 효과와 더불어 전세계 백혈병 환자의 약가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에서 연간 발생되는 새로운 환자 약 300명에게 슈펙트로 처방할 경우 연간 약 30억원 정도의 건강보험 재정을 줄이는 부수효과뿐 아니라 연간 1000억원 규모인 만성골수성백혈병치료제 시장에서의 수입대체 효과도 거둘 수 있게 된다는 것이 증명됐다.
또한 JW중외제약도 미국혈액학회에서 표적항암제인 CWP291의 재발·불응성 다발성골수종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CWP291은 국내에서 개발중인 혁신적 신약으로 암세포 성장과 암 줄기세포에 관여하는 신호전달 물질을 억제한다. 1상 중간 결과 환자 중 약 40%가 질병 진행이 멈추고 안정병변상태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CWP291는 주요 임상결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제약사와 라이선스 아웃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게 된다.
- 국내-유럽서 임상 소식
한미약품도 지난 11월 29일부터 12월 2일(현지시간)까지 독일 뮌헨 국제회의센터에서 열린 제28회 유럽암학회에서 RAF 저해 항암신약 HM95573의 전임상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한미약품 발표에 따르면 HM95573은 B-RAF 또는 RAS 변이 흑색종, 대장암 및 비소세포성 폐암 세포주를 이식한 동물에서 단독 또는 병용요법을 통해 항암효과를 나타냈다.
HM95573은 지난 9월 로슈 자회사인 제넨텍과 라이선스 계약이 체결된 신약 후보물질로, B-RAF 변이 단백질은 물론 RAS 변이 단백질의 신호전달을 매개하는 C-RAF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RAF 저해제이다. 또한 바이오업체인 알테오젠은 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차세대 항암제로 각광받는 항체약물접합(ADC) 유방암 치료제 ALT-P7의 임상 1상 시험을 신청했다.
항체약물접합 치료제는 바이오와 케미칼 기술을 융합한 차세대 항암제로서암에 대한 뛰어난 공격 정확도와 부작용을 최소화한 치료제로 화이자와 로슈 등 글로벌 제약사가 경쟁하고 있는 분야에 알테오젠이 국내 업체 최초로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제약산업 경쟁력 '신약개발'
국내 제약사들의 해외 임상시험 발표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제네릭이나 바이오시밀러가 아닌 자체적으로 혁신적인 신약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제약사의 신약개발은 제약사나 산업 자체적으로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
성균관대 제약산업과 이상원 교수는 국내 제약산업을 전망하면서 "국내 제약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신약 개발을 통해 국내 제약사가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현재 한국제약산업은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 단계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내 제약기업이 빠른 시일내에 세계 50대 제약기업으로 진입해여 한다"며 "글로벌 제약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글로벌 신약을 개발해 세계시장에서 신약을 통한 매출을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보건산업진흥원 제약산업지원단 황순욱 단장은 "국내 제약사가 세계 50대 제약기업에 들어가야 한국 제약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게 된다"면서 "국내 제약사가 신약개발을 통해 글로벌 제약사가 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되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