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면 필름 끊기는 이유
2016년을 마무리 하는 연말이다. 친목을 다지고 한 해를 정리한다는 의미에서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또한 그 의미를 더 하기 위해서 빠질수 없는 것이 술이다. 하지만 과음을 하다보면 머리가 아프고 기억도 잘 나지 않는 이른바 블랙아웃 현상이 생기기도 한다. 흔히 필름이 끊겼다고 하는 현상인데 술을 마시면 왜 필름이 끊기는 것일까.
한국건강관리협회에 따르면 사람들은 술을 마심으로써 일상적인 탈출, 정상적인 의식의 흐름을 벗어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밤새 술에 취하고 아침에 일어나서는 후회하고, 그러면서도 이런 과정의 반복을 마다하지 않는 것은 술이 주는 무한의 느낌 때문이다.
필름이 끊기는 순간 무시간, 무공간의 황홀을 체험하게 되고 필름이 끊어지는 상태까지는 아니더라도, 일단 술에 취하면 평소 마음속에 꽁하니 지니고 있던 말도 스스럼없이 나오고 허풍도 떨고 온 세상이 모두 내 것인 것처럼 느껴지는 것을 체험하게 된다. 이런 기분을 얻고자 술을 마시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술을 마시면 왜 머리가 아프고 속이 쓰리고, 필름이 끊기는 것일까?
물과 에탄올로 이루어진 술을 마신 후 일어나는 여러 현상은 에탄올에 의한 것이다. 위와 소장에서 흡수된 에탄올이 우리 몸 안의 독극물 분해 장소인 간에서 아세트알데히드로, 그리고 아세트산으로 바뀐다.
에탄올에서 아세트알데히드로 바뀌는 것은 사람들마다 크게 차이가 없으나 아세트알데히드가 아세트산으로 바뀌는 것은 사람들마다 큰 차이가 있다.
아세트알데히드는 속이 쓰리고 머리를 아프게 하는 숙취 물질이다. 또 독성이 강한 물질이므로 이를 빨리 분해할 수 있느냐에 따라서 사람들마다 술을 마시는 정도의 차이가 난다. 따라서 술을 잘 마시는 사람은 아세트알데히드 분해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라 할 수 있다.
필름이 끊긴다는 것을 의학용어로 블랙아웃이라 한다. 기억을 입력, 저장, 출력하는 과정 중 입력과정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의학계에선 에탄올의 독소가 직접 뇌세포를 파괴하기보다는 신경 세포와 신경 세포 사이의 신호 전달 과정에 이상이 생겨 기억이 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에탄올이 뇌의 새로운 사실을 기억시키는 특정한 수용체의 활동을 차단하여 뇌의 신경 세포 사이에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글루타메이트라는 신경전달 물질도 활동이 멈추게 된다.
따라서 뇌의 신경 세포에는 새로운 메시지가 저장되지 않고 ‘공백의 시간’이 만들어 진다. 술이 가지는 여러 부작용을 생각해 스스로 절제할 수 있을 만큼의 술을 마실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