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부터 의료기기까지, 제약사는 부업 중
미래 먹거리를 찾는 일은 제약사에게도 숙명이다. 신약개발이라는 대명제가 있지만 개발부터 상업화까지 장시간 걸린다는 점과 대규모 자본이 투입돼야 하는 점은 제약사로서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신약개발 과정에서 임상시험 등의 실패와 중단 같은 돌발적 변수도 존재하고 그런 험난한 과정을 무사히 마친다고 해도 상업화에 무조건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다. 때문에 제약사들은 좀 더 확실하고 규모의 매출이 용이한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 들어 제약사들의 레이더에 걸린 곳이 바로 식음료시장이다. 최근만 하더라도 동화약품과 JW중외제약이 음료사업을 시작했다. 동화약품은 무한도전 멤버로 DJ활동을 병행하고 있는 방송인 박명수와 콜라보레이션한 음료 지파크(G.PARK)를 출시하고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시행하는 등 음료 사업에 본격적인 진출을 선언했다.
JW중외제약도 지난달 25일 숙취음료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CJ헬스케어의 컨디션이 이끌고 동아제약의 모닝케어와 그래미 여명808이 뒤를 받치고 있는 숙취음료시장에 짜 먹는 겔 타입인 헛겔을 출시했다.
또한 일동제약도 지난 5월 비타민 음료 아로골드D, 아로골드D플로스, 프로바이오틱스발효음료 그녀는 프로다 등 무려 3종의 음료를 출시하며 음료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비타500으로 대변되는 광동제약도 최근 제주개발공사와 삼다수 위탁판매계약을 1년 연장하면서 음료시장에서 대규모 매출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제약사들의 부업 열풍은 음료시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대웅제약은 최근 의료기기 세미나를 개최하고 이 자리에서 의료기기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고 선언했다. 2017년 목표로 정형외과 의료기기인 3D프린팅 의료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동국제약은 나노포커스레이라는 의료용 컴퓨터 단층촬영 회사와 모바일 CT 판매 계약을 체결한 후 개원가에 공급하고 있고 JW중외제약은 자회사인 JW메디컬을 통해 일본 의료기기업체 히타치의 초음파 영상진단장치 국내 독점 판매계약을 체결하면서 의료기기사업을 본격화 했다.
생활용품 시장에서도 낯익은 제약사들을 손쇱게 찾아볼 수 있다.
일동제약은 독일 청소용품 브랜드 바이레다에 대한 국내 독점 판권을 확보하고 로봇청소기와 스팀청소기 등의 제품을 유통하는 등 생활용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또한 유한양행은 유한락스를 비롯해 칫솔, 세제 등 생활건강사업에서 이미 상당한 영업 경쟁력과 브랜드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외에도 명문제약은 자회사를 설립하고 골프장 운영과 하고 있으며 한미약품은 외식업체를 계열사로 두고 있기도 하다.
이에 업계에서는 제약사들의 사업 다각화에 대해 신약개발을 위한 자금 확보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제약사들의 미래 먹거리 사업 찾기는 계속 될 것"이라며 "사업다각화가 갖는 장점과 단점이 있지만 신약개발을 위해서는 자금 확보가 필요하기 때문에 제약사들의 사업 다각화는 매출 확보 기회를 넓히는 수단으로서 결국 신약개발 경쟁력을 강화시킬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