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합병위한 특혜" vs "적법한 상장"
올해 국내 IPO(기업공개)시장 최대어로 꼽히며 11월 10일 코스피 시장에 화려하게 데뷔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난 2011년 4월 설립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기준 매출액 912억원, 영업손실 2036억원 등 매년 적자를 기록했다.
때문에 코스피 데뷔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적자기업 최초 상장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이 과정에서 관련 업계를 중심으로 의혹이 제기됐지만 수면 위로 부각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근 언론 등을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에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이 다시 제기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사실이 아니라며 적극 부인하고 있다.
- 특혜 핵심 '적자기업 상장'
지난달 29일 KBS는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안에 찬성표를 던진 가장 큰 이유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 가능성이었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년 연속 적자로 주식시장 상장요건도 채우지 못했지만 공교롭게도 금융당국이 올해 초 상장 조건을 완화시켰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지난해까지 주식시장 상장요건은 매출액이 1000억원이 넘거나 1년동안 영업이익을 30억 이상 올려야 했기 때문에 3년동안 적자를 기록했던 삼성바이오로직스로서는 주식시장 상장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보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올해 초 갑작스럽게 주식시장 상장 조건에서 1년에 영업이익 30억 이상이라는 기준을 삭제하며 상장 기준을 낮췄다.
때문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적자기업 최초 코스피 상장이라는 타이틀을 달며 주식시장에 입성했고 바이오로직스의 최대주주로 알려진 삼성물산의 가치 평가가 올라가면서 국민연금의 합병 찬성도 부담을 덜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KBS는 "이례적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 규정 완화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 삼성-한국거래소, "적법한 상장"
의혹이 제기된 직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즉각적으로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상장 당시에도 나스닥 상장을 시도할 만큼 상장요건을 충족하고 있었고 적자기업으로서 코스피에 상장한 유일한 기업도 아니라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은 투명하고 적법하게 진행됐다고 해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코스피 외에도 코스닥과 나스닥 상장이 가능한 상태였고 나스닥 상장을 우선 검토했었다"며 "미국 대선기간 중 나온 약가 규제 발언으로 바이오 주가에 영향을 미쳐 나스닥 상장에 발을 뺐고 한국거래소에서도 바이오로직스를 유치하고자 해 올해 4월 코스피 상장을 공식화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바이오제약 산업은 장기간 대규모 투자가 수반되기 때문에 코스닥 코스피에는 많은 바이오 기업들이 영업 적자임에도 기술특례상장제도를 통해 상장한 사례가 있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장을 포함한 모든 경영활동을 글로벌 기준에 맞게 투명하게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국거래소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은 코스피시장의 적극적 상장유치활동 일환으로 이뤄진 것이라 설명했다.
한국거래소 측은 적자기업 상장과 요건 완환 논란에 "미국의 경우 적자기업 상장이 일반화 돼 있다"고 전제한 뒤 "해외 주요거래소가 미래성장 가능성을 중심으로 상장을 적극 유치하고 있는 것을 감안해 코스피시장 상장요건도 시가총액 중심으로 다양화 한 것"이라 해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한국거래소 등의 이러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단 박용진 의원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의결과 관련된 모든 과정이 경영 편법승계라는 커다란 틀 안에서 움직이는 꿍꿍이로 보인다"고 지적하는 등 정치권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의 수단으로 이용됐다는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