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툴리눔을 둘러싼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신경전이 점입가경이다. 대웅제약이 균주획득 과정의 위법 의혹을 제기하자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보툴리눔 사태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며 맞대응에 나섰다.
대웅제약은 1979년 당시 보툴리눔 균주를 미국 위스콘신 대학에서 한국으로 밀반입한 행위는 위스콘신주법에 따른 민사상 절취 행위 및 형사상 절도에 해당하며, 미국 1979년 수출관리법, 한국 가축전염병예방법, 한국 검역법 등 모든 규정에 위반되는 불법행위라고 29일 주장했다.
그러자 메디톡스는 1일 서울 서초동 서울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웅제약이 사태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며 "핵심은 균주의 기원"이라고 했다.
이날 메디톡스 정현호 대표는 "1979년 KAIST 교수로 부임한 양규환 교수로부터 균주를 합법적으로 제공받은 것"이라며 "대웅제약이 의혹을 제기했지만 우리는 당당하다"고 밝혔다.
메디톡스 법무팀 김우한 변호사는 "1979년 2월 당시에는 보툴리눔 자체가 각광을 받던 시기가 아니었다"면서 "양규환 박사가 균주를 가져올 당시 미국내 규제 대상이 아니었다. 수출관리법 시행도 9월부터 시작됐고 보툴리눔이 고위험병원체로 규제대상이 된 것도 2002년 전영병예방법시행규칙이 개정된 이후여서 위법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특히 "1979년에는 오히려 보톨리눔 연구를 장려했던 시절이고 미국에서도 보툴리눔이 고위험병원체 목록에 포함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위법적으로 취득했다는 대웅제약의 주장은 억측"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정 대표는 "대웅제약이 갖은 의혹을 우리측에 제기했지만 이는 보툴리눔 사태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며 "대웅제약이 지금이라도 공개토론에 응하고 균주에 대한 출처를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웅제약 측은 공개토론을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이번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우리 입장에서는 공개토론을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문제가 있다면 식품의약품안전처나 질병관리본부 등 정부기관에 제기하면 될 것"이라며 "더이상 대웅제약을 상대로 언론 플레이를 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 사진: 메디톡스 측이 1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