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음식 안전성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가끔 밀가루 음식을 먹다보면 덜 익은 부위가 씹힐 때가 있다. 건강한 성인이라면 이런 부위를 먹어도 별다른 이상이 없을 가능성이 높지만 면역력이 약한 아이나 노인은 익지 않은 밀가루가 몸을 아프게 만들 수 있다. 노부모를 위해 전을 부친다거나 어린 자녀를 위한 쿠키를 만들 때 완벽하게 익혀야 하는 이유다. 덜 익은 반죽엔 살모넬라와 대장균 등 박테리아가 남아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이 같은 음식 안전성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 뚜껑을 따도 시럽은 냉장 보관할 필요가 없다?= 아직 개봉하지 않은 밀봉된 시럽은 실온에 보관해도 괜찮다. 하지만 한 번 뚜껑을 연 시럽은 냉장고에 들어가야 박테리아와 곰팡이 번식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 메이플시럽은 6개월에서 1년까지 냉장 보관이 가능하고, 케첩이나 초콜릿시럽은 좀 더 오랫동안 신선한 상태가 유지된다.
◆ 빵에 곰팡이가 폈다면 그 부분만 도려낸다?= 빵의 한 부분이 솜털처럼 보송보송해졌거나 푸른색으로 변했다면 곰팡이가 폈다는 의미다. 이럴 땐 곰팡이가 생긴 부분만 잘라낸 다음 먹으면 될까. 그렇지 않다. 미국식품안전감시국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도 곰팡이가 배출하는 독소가 있을 수 있다.
눈에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란 의미다. 단 단단한 치즈에 생긴 곰팡이는 잘라내고 먹으면 특별히 해가 될 가능성은 적다. 곰팡이가 핀 부분을 중심으로 2.5㎝ 정도 도려내고 먹으면 된다. 대체로 단단한 성질의 음식은 독소가 파고들기 어렵기 때문에 부분적으로 썰어낸 다음 먹어도 되는 경우가 많다.
◆ 바닥에 떨어진 음식도 3초 내로 주우면 괜찮다?= 바닥에 떨어진 음식을 곧바로 집어먹으면 위생상 별문제가 없단 말이 있다. 그렇지만 사실 3초도 건강에 해가 되는 박테리아가 음식으로 옮겨 붙기 충분한 시간이다. 영국 애스턴대학교는 5초 내에 먹으면 괜찮다는 ‘5초 규칙’을 제시하기도 했지만 음식의 질감, 바닥재, 위생 상태 등에 따라 달라지므로 떨어진 음식은 무조건 먹지 않는다는 걸 원칙으로 해야 한다.
◆ 우유 곽에 적힌 날짜를 넘겨도 마셔도 된다?= 우유에 적힌 유통기한은 마트에서 해당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기간이다. 실제로 신선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은 유통기한에 2~3일을 더해도 된다. 단 냉장고처럼 적절한 온도에 보관했을 때 해당되는 얘기다. 3~4℃ 정도에 우유를 보관하고, 냉동 보관 역시 가능하지만 맛과 질감이 변할 수 있다.
◆ 먹다 남은 음식은 실온에 5시간까지 둬도 된다?= 식사를 마치자마자 급하게 서둘러 남은 음식을 냉장고에 넣을 필요까진 없다. 하지만 오랜 시간 방치해서도 안 된다. 조리된 음식은 실온에 나온 지 2시간 이내 다시 냉장고로 들어가야 한다. 단 요즘처럼 추운 날씨엔 괜찮지만 한여름처럼 더울 땐 1시간 내로 냉장고에 들어가야 한다. 그보다 오랜 시간이 지난 음식은 안전상 버리는 편이 낫다.
◆ 간 쇠고기 안쪽이 회색이면 버려야 한다?= 쇠고기를 간 상태로 두면 붉은색이 점점 갈색이나 회색으로 변하면서 냄새가 난다. 이때는 먹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바깥쪽은 붉고 안쪽 일부만 살짝 회색빛이 돈다면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 고기는 가장 신선할 때 자주 빛을 띠는데 산소와 접촉하면 선홍색으로 변한다. 즉 고기 안쪽은 공기와 접촉하지 않기 때문에 색이 조금 다를 수 있단 의미다. 단 안 좋은 냄새가 동반된다면 상했다는 의미이므로 버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