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시간 최대한 당길수록 체지방 잘 빠진다
식사시간을 제한하는 다이어트법이 유행하고 있다. 6시간 안에 하루 식사를 모두 마치는 방법, 오후 2시 이후로는 식사를 하지 않는 방법, 하루 한 끼만 먹는 방법들이다. 유행하는 다이어트를 무조건 쫓는 건 바람직하다고 보긴 어렵지만 짧은 시간 안에 식사를 마치는 이 같은 방법이 어느 정도 과학적 일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굳이 6시간 내에 모든 식사를 마칠 필요까진 없지만 가급적 저녁은 일찍 먹는 게 살빼기 유리하다는 것이다. 이는 늦은 밤 냉장고를 급습한다거나 야식 주문하는 습관을 고쳐야 한다는 점에서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만큼 다이어트 효과가 높을 수밖에 없다. 그 뿐만이 아니다. 심지어 같은 칼로리를 먹어도 어느 시간대 먹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이 달 초 열린 국제비만학회 연례미팅에서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식사시간을 제한하는 실험 결과, 실질적으로 저녁을 일찍 먹을수록 다이어트 효과가 좋단 점이 확인됐다.
오후 3~4시쯤 마지막 식사를 하고 다음날 아침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는 방식을 고수했을 때 체중감량 효과가 좋았다. 이 같은 효과는 선행연구자들에 의해 동물실험으론 증명된 바 있지만 임상실험을 통해 입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식사시간을 제한하는 식이요법을 한 쥐들은 그렇지 않은 쥐들보다 체지방과 만성질병 위험률이 낮아지는 결과를 보였다. 연구자들은 사람에게도 동일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추측했다. 인간의 신진대사는 체내 시계의 흐름을 따르고, 그 기능은 오전시간대 가장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미국 루이지애나주립대학교 페닝턴 생물의학연구센터는 실질적으로 사람에게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20~45세 사이 과체중 남녀를 모집해 4일간 두 차례 총 8일간 식사시간을 제한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첫 4일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2시 사이에 모든 식사를 마치도록 했고, 어느 정도 간격을 두고 진행된 두 번째 4일간의 실험에서는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식사를 하도록 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첫 번째 실험과 두 번째 실험 섭취한 칼로리량이 동일하단 점이다. 하루의 마지막 식사가 끝난 다음에는 실험참가자들의 대사 활성화 테스트를 실시하고, 배가 얼마나 고픈지 물었다.
실험결과, 하루 식사시간을 짧게 제한했을 때 배고픔으로 인한 동요가 적었고 늦은 밤 지방 소모량이 증가하는 결과가 일어났다. 또 대사적 유연성이 높아져 에너지원인 탄수화물과 지방의 소모 치환 능력을 향상시켰다. 궁극적으로 체중감량 효과를 높였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장기적인 차원에서도 체중감량과 건강개선 효과가 있을까. 이번 실험은 단기간 진행됐고, 과체중이긴 하지만 젊고 건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장기적인 차원의 결과는 장담키 어렵다. 건강이 나빠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에겐 오히려 식사시간을 짧게 제한하는 방식이 해가 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좀 더 규모가 큰 연구가 진행되기 전까진 단기적인 차원에서만 이 같은 다이어트를 시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권장사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