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 산업, 상위 20개사 의존도 심화
최근 5년 동안 국내 제약 시장이 유의미한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약품 시장 규모가 확대된 것은 물론이고 제약업계 종사자의 증가와 신약개발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임상시험 횟수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국내 제약산업은 상위 20개 제약사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 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한국제약협회가 발간한 ‘2016년 제약산업 데이터북’을 통해 주요 지표를 분석해봤다.
◊ 상위 20개 제약사, 매출 증가 주도
제약 산업이 발전하면서 국내 제약사들의 매출도 자연스럽게 증가했다. 상위 20위권 국내 제약사들은 2011년 총 7조 1882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5년이 지난 2015년 10조 0616억 원으로 매출이 증가했다.
하지만 상위 20개 제약사들의 매출액이 전체 제약사의 매출액(16조)의 66.2%를 차지해 이들 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사별로 보면 2011년 6792억 원의 매출을 올려 매출액 기준 4위를 차지했던 유한양행은 2015년 1조 1287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1위 자리에 올라섰다. 또한 2011년 6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한미약품은 2015년 1조 1132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2위를 기록했다. 6988억 원으로 2011년 2위였던 녹십자는 2015년 9129억 원으로 3위를 차지했다. 반면 2011년 당시 7066억 원으로 1위를 차지했던 대웅제약은 2015년 8000억 원으로 매출이 1천억 원 가량 증가했지만 4위로 순위가 하락했다.
◊ R&D 투자가 대세
매출액이 오르자 신약개발을 위한 R&D 투자도 증가했다. 정부도 2012년부터 연구 개발 중심의 혁신형 제약기업 제도를 만들어 매년 40여개 제약사를 선정해 혜택을 주는 등 국내 제약사의 R&D 투자를 독려했다.
2011년 9230억 원이던 R&D 투자는 2014년 1조 1017억 원으로 증가했다. 또한 2011년 매출액 대비 5.36%이던 비중도 2014년 6.29%로 증가했다.
국내 제약사 중 R&D에 가장 많이 투자한 곳은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은 1872억 원을 투자했으며 매출액 대비 비중은 14.2%였다. 또한 녹십자는 매출액에 11.2%에 해당하는 1019억 원을 R&D에 투자해 한미약품의 뒤를 이었다.
이 밖에 대웅제약과 종근당은 각각 매출액의 12.4%(999억원), 15,4%(913억원)에 해당하는 R&D 투자를 해 3위와 4위를 차지했다. 셀트리온의 경우 매출액은 다른 상위제약사보다 적었지만 무려 매출액의 36%에 해당하는 273억 원을 투자해 눈길을 끌었다.
반면 유한양행은 매출액은 한미약품과 비슷했지만 R&D에 대한 투자는 매출액 대비 6.4%인 726억 원에 그쳐 한미약품과 대조를 이뤘다.
◊ 임상시험 가파른 상승세
R&D 투자가 증가하자 임상시험 횟수도 증가했다. 특히 글로벌 의약품시장 진출의 관문인 다국가 임상시험도 가파른 속도로 늘고 있고 바이오의약품의 증가세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국내에서 209번 진행했던 임상시험이 2013년 227번을 기록한 후 2015년에는 245회로 증가했다. 국내 뿐 아니라 다국가 제약사를 통한 해외 전역에서도 임상시험이 이루어졌다. 2011년 189회였던 해외 임상시험이 2013년 248회로 증가한 후 2015년에는 296회로 늘어났다.
일반의약품과 함께 바이오 의약품 임상시험도 대폭 증가했다. 2011년 국내와 다국가를 합쳐 106회던 임상시험이 2015년 국내 63회, 다국가 140회, 총 203회로 증가했다.
◊ 판 커진 제약시장
2006년 11조 4700억 원이던 의약품 시장이 10년이 지난 2015년 16조 9696억 원으로 확대됐다. 2011년 국내 제약사들의 의약품 수출액은 1조 9600억 원이었지만 2015년 전체 생산액의 29%인 3조3348억으로 크게 증가했다. 반면 2011년 5조5300억 원이던 수입액은 2015년 5조 6006억 원으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제약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2011년 882개 업체에서 7만4477명이 종사했지만 2015년에는 842개 업체에서 9만4510명이 종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동안 사무직은 1만4426명에서 1만9115명으로 증가했으며 연구직은 8765명에서 1만1057명으로, 생산직은 2만3539명에서 3만1664명으로 증가했다.
이와 관련 제약협회 관계자는 “5년 전만 해도 7만 여명에 머물던 제약기업 종사인력이 10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문제가 심화되고 있지만 제약업계는 지속적으로 고용을 늘리며 일자리창출에 적극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