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몸이 아프다고 느끼는 이유는?
어젯밤 잠자리에 들 때까지만 해도 특별히 아픈 곳이 없었는데 아침에 일어나 몸을 뒤척이는 순간 몸 이곳저곳이 쑤시고 아프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밤사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처럼 통증이 몰려오는 걸까.
오래된 베개의 탄력이 떨어지면 목과 머리를 제대로 받쳐주지 못해 아플 수 있다. 또 엉거주춤한 자세로 잠을 자도 통증이 온다. 최신 연구에 따르면 이른 아침 몸이 아픈 또 다른 이유는 염증 때문이다.
우리 몸은 잠을 자는 동안 염증이 활동하지 못하도록 통제한다. 그런데 영국 멘체스터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잠을 깬 순간 우리 몸은 다시 염증을 생산하는 상태로 돌변한다. 이로 인해 통증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염증성 질환의 일종인 류마티스 관절염이 있는 사람과 쥐를 대상으로 이번 실험을 진행했다.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은 매일 수시로 증세가 바뀐다. 특히 아침시간에는 ‘관절 강직’으로 통증이 나타나는 일이 많다. 관절 강직은 장시간 몸의 움직임이 없어 관절 운동범위가 줄어든 상태에서 몸을 다시 움직일 때 통증이나 불편이 따르는 장애를 말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이 이처럼 변덕스럽게 통증을 일으킨다는 사실은 잘 알려진 부분이지만 이 같은 통증이 24시간 주기 생체리듬과 어떤 관계에 놓여있는지는 아직 제대로 알려진 바가 없다.
이를 밝히기 위해 이번 연구팀은 우선 류마티스 관절염이 있는 쥐들을 지속적으로 빛에 노출시켰다. 그러자 쥐들의 발이 평소보다 많이 부풀어 오르는 현상을 보인다. 또 이때 혈액 내 염증표지는 증가했다. 반면 어두운 곳에 있을 땐 염증표지가 감소했다. 24시간 주기 생체리듬을 기준으로 했을 때 오전 시간엔 염증 수치가 높아지고, 어두운 밤 시간에는 낮아진다는 걸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번 연구의 주요저자인 줄리 기브스 박사는 “밤에는 염증 수치가 떨어졌다가 아침이 밝아오면서 서서히 증가한다”며 이러한 변화가 통증의 원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 이번 연구는 염증표지의 변화를 관측했을 뿐 실질적인 통증수치를 측정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세포 내 특정 단백질이 생체주기리듬을 통제하는데, 이 단백질이 24시간을 주기로 벌어지는 다양한 신체기능을 조절하는 색소인 ‘크립토크롬’과 염증 수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았다. 즉 이 같은 연구를 지속하면 이 단백질을 활용해 체내 염증수치를 감소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고, 하루 중 언제 항염증제를 복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지 밝혀낼 수 있을 것이란 주장이다.
또 좀 더 확실한 치료방법이 제시되기 전까지는 규칙적인 수면스케줄을 따르는 것이 현재로써는 통증을 조절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점도 당부했다. 이번 논문은 미국실험생물학연합회(Federation of American Societies for Experimental Biology)저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