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윽한 ‘가을향기’, 건강에 큰 영향
대한민국 사계절이 뚜렷하단 걸 인정하는 사람은 이제 별로 없는 듯하다. 그래도 연중 가장 산뜻하고 상쾌한 시기를 꼽으라면 이맘때쯤이다. 야외활동이 늘어나 건강 챙기기에도 그만이다. 가을이면 쉽게 맡을 수 있는 몇 가지 향기도 건강상 특전을 베푼다. 후각반응은 뇌의 감정 중추와 연결돼 있고, 사람은 후각에 민감하기 때문에 뇌와 신체 건강에 영향을 받는다. 건강에 유익한 가을향기론 어떤 게 있을까.
◆ 낙엽향= 붉게 물든 낙엽은 눈으로 감상하기에 참 좋다. 뿐만 아니라 쾌적하고 상쾌한 가을 공기와 접촉하면 싱그러운 냄새가 난다. 알록달록한 나뭇잎 사이로 햇빛이 비출 때 산책을 하면 원기회복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보고도 있다. 따스한 느낌의 가을 잎 색채는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기도 한다. 하늘이 맑고 선선한 바람이 불 때 특히 효과적이다.
◆ 커피향= 가을철하면 은은한 커피향을 빼놓을 수가 없다. 여름철에는 향보단 얼음이 가득 든 아이스커피의 시원함을 즐긴다면 가을에는 따뜻한 김과 함께 올라오는 커피향을 즐기게 된다. 서울대학교 연구팀의 지난 연구발표에 따르면 카페인을 섭취하지 못하는 사람도 커피를 마시는 대신 코로 향만 맡아도 스트레스가 완화된다. 볶은 원두를 책상 주변에 놓고 일을 하면 좀 더 안정된 마음으로 업무에 임할 수 있다는 것이다.
◆ 계피향= 가을철에 떠오르는 또 다른 향기는 바로 계피향이다. 쌀쌀한 한기가 도는 시기, 계피향은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을 전달한다. 더불어 정신을 선명하고 맑게 만들어 뇌 기능을 향상시키는 효과도 있다. 미국 휠링제수이트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계피향과 같은 달콤한 향이 나는 향신료는 시각 및 운동반응, 작동기억, 주의지속시간과 같은 인지능력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 늙은 호박향= 할로윈은 이제 국내에서도 제법 대중화된 가을 축제가 됐다. 할로윈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이미지가 바로 늙은 호박이다. 늙은 호박의 주황빛깔은 가을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색상이다. 또 늙은 호박이 가진 향은 남성에게 정력제로 작용하기도 한다. ‘미국 신경 및 정형외과학회(The American Academy of Neurological and Orthopaedic Surgeons)’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남성 피험자의 40%가 늙은 호박과 라벤더 향을 섞었을 때 성적 반응이 긍정적으로 활성화되는 결과를 보였다.
◆ 사과향= 사과는 식이섬유인 펙틴과 항산화성분인 폴리페놀 성분이 풍부해 영양학적으로 건강에 상당히 유익한 과일이다. 그런데 사과가 가진 강점은 영양소뿐이 아니다. 사과가 가진 향 역시 건강상 이로운 측면이 있다.
사과에서 나는 냄새가 편두통을 경감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후각 및 미각 치료연구재단(Smell & Taste Treatment and Research Foundation)’의 연구에 따르면 사과 냄새를 맡은 사람은 두통 증세가 눈에 띠게 줄어들고 편두통 지속시간이 단축되는 결과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