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말하는 불면증이란 일차성 불면증을 말한다. 이는 수면의 시작이나 수면 유지의 어려움, 또는 원기 회복이 되지 않는 수면을 호소하는 수면장애로, 내과 질환, 우울장애 등 타 정신과적 장애나 약물 등의 요인이 원인이 아닌 불면증을 일컫는다.
그런데 이런 불면증 환자는 잠을 잘 자는 사람보다 살찔 가능성이 4배로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 신경과학과 연구팀은 만성 불면증을 가진 14명과 건강한 사람 24명을 대상으로 밤 시간대에 식사 조절과 관련되는 두 가지 호르몬이 얼마나 분비되는지를 측정했다.
측정된 호르몬은 배고픔을 느끼게 하는 그렐린과, 체내 지방 축적도를 뇌에 알려주는 렙틴 두 가지였다. 그렐린은 위에서 분비되며 식욕을 자극한다. 렙틴은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며 체지방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작용을 한다.
밤 시간대에 이 두 호르몬 수치를 측정한 결과 렙틴 수치는 불면증 환자와 정상인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그렐린 수치는 불면증 환자에게서 30% 적었다. 여기까지만 보면 불면증 환자는 살이 빠져야 한다.
식욕을 자극하는 그렐린 호르몬이 적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면증 환자에서 그렐린 수치가 낮은 것은 밤 시간대뿐이었고, 낮이 되면 상황은 돌변했다. 그렐린 수치는 높아지고 렙틴 수치는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되면 불면증 환자의 뇌는 혼란에 빠진다. 그렐린 호르몬은 배가 고프다고 난리고, 렙틴 호르몬은 ‘이러다간 굶어 죽겠다’는 신호까지 보내기 때문이다. 불면증 환자가 보통 사람보다 네 곱으로 게걸스럽게 음식을 탐하기 쉬운 상황이 되는 것이다.
연구팀의 사로쉬 모티발라 교수는 “그간 불면증 환자가 살찌기 쉽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졌지만 그 원인은 알지 못했다”며 “이번 연구로 불면증 환자는 에너지 균형을 잘 조절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런 내용은 미국 과학전문지 사이언스데일리 등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