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와 졸음을 유발하는 치료제 4가지
의사의 처방에 따라 조제 받은 약이든,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약이든 약을 먹는 이유는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다. 그런데 이런 약물이 종종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 중 한 가지가 바로 피로와 졸음이다. 만약 갑자기 커피 마시는 양이 늘었다거나 하품하는 일이 잦아졌다면 다음과 같은 약물이 영향을 미치고 있을 수 있다.
◆ 항우울제= 우울증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의 상당수가 복용하는 항우울제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저해제(SSRIs)’다. 이 약물은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을 조절해 우울증세를 완화하는데, 사실상 이 물질은 수면을 유도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SSRIs가 삼환계항우울제보다는 피로를 덜 유발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나른하고 둔한 상태를 유도한다. 심한 피로가 찾아오는 사람이라면 잠들기 전 복용하는 편이 좋다. 만약 밤에 먹어도 다음날 여전히 멍한 상태가 지속된다면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약물을 교체할 수도 있다.
◆ 항히스타민제=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사람이라면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한다. 이 약물도 꾸벅꾸벅 졸거나 잠에 빠지는 원인이 된다. 항히스타민제는 원래 수면제로 사용됐기 때문이다. 항히스타민제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히스타민과 길항작용을 해 가려움, 재채기, 콧물 등의 증상을 완화한다.
그런데 히스타민은 에너지를 북돋우고 뇌 기능을 원활하게 만드는데 기여하기도 한다.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면 알레르기 반응을 완화할 수 있지만 더불어 뇌의 정상적인 기능까지 함께 감소시켜 졸음이 쏟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 고혈압약= 운동부족, 나쁜 식습관, 스트레스 등으로 고혈압 환자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로 인해 상당수의 성인이 고혈압 치료를 받고 있는데 ‘베타 차단제’를 복용하는 사람들이 특히 많다. 베타 차단제는 심장박동수가 빨라지는 원인이 되는 아드레날린의 생성을 억제하는데, 이로 인해 심박동수가 느려지면서 동맥 내벽에서의 혈액 흐름도 안정화된다.
하지만 아드레날린 수치가 떨어지면 힘이 없고 기운이 떨어진다. 이럴 땐 복욕량을 조율해야 나른해지는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물론 약물 복용량을 조절해도 좋은지의 여부를 결정하려면 의사와의 상담이 선행돼야 한다. 만약 복용량을 줄인 뒤 혈압 수치가 잘 떨어지지 않는다면 이때는 의사와의 재상담을 통해 ACE 억제제와 같은 다른 고혈압 치료제로 약물을 변경할 수도 있다.
◆ 항불안제= 불안증을 완화하는 데는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이 많이 쓰인다. 그런데 이 계열의 약물 역시 피로를 유발한다. 이 신경안정제는 뇌의 수용기와 결합해 가바(GABA)라는 화학물질을 방출한다. 가바가 분비되면 뇌에 휴식을 취하라는 신호가 전달되고 이로 인해 격심한 불안감이 단기적으로 완화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하지만 그로 인해 졸음이 따라오는 부작용이 동반되기도 한다. 신경안정제 중에는 안정화시키는 효과가 상대적으로 약한 약물이 있고 강한 약물이 있다. MRI 촬영을 할 때 불안감으로 기계 앞에 서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촬영 전 약한 약물이 처방되기도 하고, 불안감으로 잠을 못 자는 사람에게는 강한 약물이 수면제처럼 처방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