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동성애자들 세포만으로 아기 낳는다고?
배스 대학교 토니 페리 박사 팀이 처녀생식한 쥐 배아에 정자를 넣는 모습.
“획기적 임신 기술이 남성 동성애자들의 임신을 가능케 할지도!” -인디펜던트지(紙)
“피부세포가 난자 대신에 배아 만드는 데 쓰일 수 있다” -더 가디언
난자가 아니라 피부세포로 아기를 만드는 날을 앞당기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영국의 주요 일간지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언론들은 이 연구결과가 멸종동물 보존과 불임 해결에 도움을 주고, 남성 동성연애자들이 서로의 아기를 갖거나 심지어 자기 자신의 세포만으로 아기를 갖는 것을 가능케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영국 언론들에 따르면 배스 대학교 토니 페리 교수는 쥐 대상의 동물실험에서 난자와 정자가 수정하는 통상의 절차를 생략한 새 기술로 새끼 쥐를 낳는 데 성공해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쥐의 난자에 화학물질을 넣어서 마치 수정된 것처럼 만들었고 이 배아세포들은 인체의 다른 세포와 비슷하게 성장했다. 연구진이 단일생식(처녀생식)으로 만든 배아세포들은 감수분열을 하는 다른 생식세포와 달리 피부세포와 같이 체세포분열(유사분열)을 했다.
연구진들은 이 ‘독특한 배아’에 정자를 넣어서 정상적 배아로 바꾸고 건강한 새끼 쥐 30마리를 낳도록 유도했다. 성공률은 24.4%로 배아복제를 했을 때 성공률 1~2%보다 훨씬 높았다.
과학자들은 이번 연구에서는 비록 난자가 사용됐지만 유사분열을 하는 다른 세포에서도 똑같은 방법을 적용할 수 있으며, 피부세포를 떼어내 아기를 낳는 것이 이론상으로 가능해졌다고 흥분하고 있다.
페리 박사는 “발생학자들은 1827년 난자를 발견했고 50년 뒤 수정 메커니즘을 알아냈다. 이후에 난자와 정자가 합쳐져야만 2세가 나온다는 도그마가 형성됐지만 이번에 우리가 그 도그마에 도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영국 언론에는 언급이 없었지만, 2004년 4월 서울대 서정선 교수와 마크로젠 연구진, 일본 도쿄농대의 고노 도모히로(河野友宏) 교수팀이 숫쥐의 정자 없이 암쥐의 난자만으로 새끼를 낳은 단위생식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영국의 과학자들은 “아직 피부세포를 이용해서 아기를 낳는 것은 추론단계”라면서도 “나이 때문에 난자를 만들지 못하거나 항암치료를 받고 임신능력을 잃은 여성에게 희망적인 연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영국 언론들은 남자에게서 피부세포를 떼어내 수정할 수 있기 때문에 남성 동성애자들이 아기를 갖는 것이 가능해진다고 보도했다.
프란시스 크릭 연구소의 유전학자인 로빈 로벨 배지 박사는 “이번 연구는 기술적 혁신”이라며 “논문을 쓴 학자들이 흥분한다고 해도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