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C형간염 집단감염 사태가 또 발생했다.
질병관리본부와 서울시, 동작구 보건소는 22일 “C형간염 유행이 의심되는 서울시 동작구 소재 서울현대의원(현 JS의원)에 지난 2011-2012년 내원한 1만1,306명을 대상으로 C형간염 및 혈액 매개감염병(B형간염, HIV 감염, 매독) 검사를 25일부터 실시한다”고 밝혔다.
해당 의원은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 의심기관으로 신고되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빅데이터 분석을 진행한 결과, 내원자 중 C형간염 환자가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당국은 이에 따라 보다 정밀한 역학조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1월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과 올해초 강원도 원주시 한양정형외과의원에 이어 3번째 C형간염 무더기 감염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당시에도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 등이 C형간염 집단 감염의 원인이었다.
보건당국은 이번 서울현대의원 사태는 신경차단술, 통증치료 과정에서 주사제를 혼합해 사용하면서 감염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2011-2012년 이 의원을 방문한 환자의 거주지는 서울시 7, 900여명, 경기도 1, 800여명, 기타 시도 1,600여명이다. 보건당국은 이들에게 일일이 개별 문자메시지와 유선 전화로 조사일정을 알리고 반드시 검사를 받도록 협조를 당부할 계획이다.
이번 서울현대의원 사태는 공익신고가 발단이 됐다. 보건복지부에 해당 의원이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한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지난 3월 24-25일 동작구 보건소가 현장 조사를 실시, 환자 명부 및 진료기록부, 주사제제 등을 확보했다.
그 결과 이미 사용된 주사제, 주사 바늘, 수액제제 등에서는 C형 간염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지만, 2012년과 2013년 해당 의원을 찾은 환자 가운데 C형 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된 환자 비율이 각각 17.7%, 13.2%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 국민 평균인 0.6%보다 10배나 높은 수치다.
질병관리본부는 “2012-2013년 항체 양성률이 높은 것은 해당 의원 방문자가 2011-2012년에 C형 간염에 걸려 형성된 항체가 2012년-2013년에 검출됐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보건당국은 역학조사를 통해 전파경로가 확인되면 조사 기간과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에서 다시 C형 간염 집단 감염이 우려됨에 따라 질병관리본부(국번 없이 1339)와 서울시(02-120), 동작구 보건소(02-820-0000)는 해당 의원을 방문했던 환자는 전화 등으로 상담할 것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