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던 평발 생길 수 있다”, 신발로 본 발의 건강학
찜통더위가 지속되면서 우리 몸의 발도 곤욕을 치르고 있다. 비즈니스를 위해 정장 구두를 신어야하는 직장인들의 발은 요즘 고통의 연속이다. 잠시라도 거리를 걷다보면 양말은 금세 땀에 젖기 일쑤다. 발은 우리 몸의 체중을 지탱해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발에 이상이 생겨 몸과 지면을 연결해주는 지지대 역할을 못하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초래한다. 무더위 속 발의 건강학에 대해 알아보자.
◆ 샌들, 슬리퍼 vs 구두, 하이힐 vs 운동화
여름에는 맨발에 슬리퍼, 샌들 등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시원하고 통풍이 잘 돼 휴가지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널리 사용된다. 하지만 얇고 단단한 재질, 끈과 같은 형태로 인해 발의 보호 및 충격 흡수 기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발뒤꿈치나 발바닥 앞쪽에 압력이 더해져 통증을 일으킬 수도 있다.
또한 발뒤꿈치가 고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발목을 지탱해 주는 힘이 약하다. 무게중심이 불안정해 피로감과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샌들이나 슬리퍼는 바닥이 미끄럽지 않고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소재를 선택하고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굽이 높은 구두나 하이힐을 자주 착용하면 체중의 중심이 앞으로 쏠리게 된다. 이는 발가락 변형의 원인이 될 수 있는데, 대표적인 질환이 무지외반증이다. 엄지발가락이 바깥쪽으로 휘는 질환으로 통증도 유발한다. 소건막류로 불리는 새끼발가락 변형도 초래할 수 있다. 새끼발가락이 엄지 쪽으로 휘면서 돌출부위의 마찰 및 압력으로 인해 통증을 야기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이경민 교수는 “구두 및 하이힐을 신을 때는 굽을 3-4cm 이내로 하고, 발가락 볼 부위가 넓은 신발을 신는 것이 발 건강에 좋다”면서 “가능하면 착용횟수와 시간을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충격 흡수 기능이 충분하면서 사이즈가 적당하다면 운동화가 발 건강에는 가장 이상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습한 날씨에 통풍 및 땀 흡수가 되지 않는 상태에서 장기간 착용하면 무좀 등의 피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고무재질보다는 면, 가죽재질로 된 통풍이 원활한 제품을 선택하고, 틈틈이 발 스트레칭이나 마사지 등을 해주는 것이 좋다.
◆ "없던 평발이 생기다니..."
어린이들이 자주 발이 아프다고 하면 평발이 원인일 수 있다. 신발 바닥의 안쪽이 바깥쪽보다 더 닳고 신발의 내측이 점점 찌그러지면 평발을 의심할 수 있다. 평발은 쉽게 진단이 가능하며 보통 15세까지는 경과를 지켜보기 때문에 지나치게 일찍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발이 쉽게 피로하거나 심한 통증이 발의 안쪽 바닥과 바깥쪽 복숭아뼈 아래에 있다면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조병채 교수는 “어릴 때는 평발이 아니었지만 나이가 들어 평발이 되는 사람도 있다”면서 “평발은 선천적으로 타고 나는 ‘선천적 평편족’과 나이가 들면서 후경골근건의 기능이상이 동반되어 발생하는 ‘후천적 평편족’으로 나뉘게 되기 때문에 없던 평발이 생기기도 한다”고 했다.
◆ "발 통증, 무시하지 말아야”
성인 발의 통증으로 가장 흔한 것 중 하나가 중족골 통증이다. 중족골 통증은 발바닥 앞쪽부분에 높은 압력이 가해져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특히 굽이 높은 신발을 신고 다니는 여성에서 중족골 통증의 빈도가 높다. 당뇨가 오래 진행된 환자는 말초신경계 및 혈관계에 합병증이 발생해 발 건강에도 악영향을 초래한다. 발의 감각이 저하되고 발까지 혈류가 잘 가지 않아서 당뇨발에 걸리게 된다.
당뇨발에 일단 상처가 생기면 잘 아물지 않는다. 상처가 점점 악화되어 감염으로 결국 절단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집에서 발톱을 깎다가 생긴작은 상처를 가볍게 여겼다가 발가락을 절단할 수도 있다. 조병채 교수는 “외출할 때에는 푹신한 굽이 있는 편한 신발을 신어주는 것이 발의 휴식”이라며 “발이 건강하지 않으면 생활에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작은 증상이라도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