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로 분위기 잡다가... "치아 변색 각오해야“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요즘, 와인으로 분위기를 돋우는 연인들이 많다. 일부는 브라질 리우올림픽 중계를 보면서 시원한 치맥(치킨+맥주)으로 응원전을 펼친다. 후텁지근한 날씨가 고통이지만 휴가지의 여름밤은 낭만을 만끽하기에 충분한다.
그러나 늦은 밤 음주후 양치질을 하지 않고 곧바로 잠이 들면 치아 건강에 매우 해롭다. 술 등 알코올 음료에는 대부분 당분이 함유돼 있어 충치나 잇몸질환의 원인이 될 뿐 아니라 치아변색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경희대 치과병원 김선영 교수(보존과)는 “술의 알코올 성분은 단단한 치아 표면층인 에나멜을 한꺼풀 벗기고 세균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착색의 원인이 된다”면서 “특히 와인의 씁쓸한 맛을 내는 탄닌은 입속의 단백질과 결합해 치아 변색을 유발한다”고 했다.
맥주에 많이 든 폴리페놀 성분 역시 일부 항산화, 항노화 효과가 있지만 치아의 에나멜을 벗기는 작용을 한다. 상아질에 색소가 들어가게 함으로써 깊은 착색을 일으킨다. 몸에 좋은 베리류 과일이 치아 변색을 유발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와인을 마실 때는 가급적 와인이 치아 표면에 오랜 시간 닿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좋다. 술자리가 길어져 와인을 오래 마실 때는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물로 입 안을 자주 헹구면 치아 변색을 예방하고 금세 취하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커피의 다가페놀 성분도 치아 변색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또 커피는 산성이기 때문에 치아 표면을 녹이고 충치를 일으킬 수도 있다. 커피 섭취 후에도 맹물로 입안을 헹궈주는 것이 좋은 이유다.
레드와인 등 술을 마실 때는 호두, 아몬드 등 견과류를 안주로 먹는 것이 좋다. 견과류는 몸에도 좋은 음식인데다 단단해, 씹을 때 침이 많이 나와 치아 변색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평소 입안에 침이 많으면 입냄새 예방에 도움이 되는 등 치아 건강에 효과적이다.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들은 잇몸질환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과도한 음주는 면역체계에 악영향을 줘 뼈 대사 이상으로 뼈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주당 중에 치아가 부실한 사람이 많은 이유다. 알코올은 임플란트 주변에 염증을 일으켜 잇몸뼈가 녹을 수도 있고 심하면 임플란트를 제거해야 한다.
치아에 일단 착색이 되면 칫솔질로 제거가 어렵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술은 당분뿐만 아니라 칼로리도 높아 치아를 비롯한 신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술을 마신 후에는 양치질을 꼼꼼하게 해 입안의 당 성분을 없앤 후 잠자리에 드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