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들으면 뇌전증 발작 예방에 도움
해운대에서 17명의 사상자를 낸 교통사고의 가해자 A씨(53)가 뇌전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9월 뇌전증 진단을 받고 하루에 2번씩 약을 복용해 왔다.
뇌 신경세포가 일시적으로 비정상적인 전기방전을 일으킬 때 정상적인 뇌기능을 방해함으로써 운동, 감각, 정신적인 증상으로 이뤄진 발작이 생긴다. 그러나 여러 원인으로 인해 발작을 억제하는 기능이 저하되면 발작이 반복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런 발작 증상을 뇌전증이라고 한다.
원래 병명은 간질이었다. 간질 자체가 잘못된 용어는 아니지만 사회적 편견이 심하고, 간질이라는 용어가 주는 사회적 낙인이 심하기 때문에 2010년 대한의사협회에서 뇌전증이라는 용어로 변경했다. 매우 흔한 질병으로, 대개 인구의 1~1.5%가 앓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뇌전증과 관련해 음악 요법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음악 치료로 불리는 음악 요법은 치료적인 목적으로 정신과 신체 건강을 복원, 유지하며 향상시키기 위해 음악을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웩스너 메디컬 센터 연구팀은 “뇌전증 환자의 약 80%는 측두엽 간질을 갖고 있는데 이로 인해 뇌의 측두엽에서 비롯되는 발작이 일어난다”며 “뇌의 같은 부위에 있는 청각 피질에서 음악이 처리되는데 둘 간의 연관성을 연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뇌전증 환자들은 음악에 반응할 때 질환이 없는 사람들의 뇌와는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연구팀의 크리스틴 샤리튼 교수는 “음악이 뇌전증 환자의 치료를 돕는 의료적인 개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뇌전증 환자 21명과 대조군을 대상으로 음악에 반응하는 뇌파 패턴을 분석했다. 그 결과, 클래식이나 재즈 등 어느 음악을 들을 때나 모든 참가자의 뇌파 활동 수준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뇌전증 환자의 경우 대조군에 비해 측두엽의 뇌파 활동이 더 두드러졌고 음악과 동시에 발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샤리튼 교수는 “이런 효과가 모든 뇌전증 환자에게 나타나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기존치료와 함께 음악 치료를 병행하면 발작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내용은 UPI통신 등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