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의 습관이 태아 성별에 영향 미칠까?
성행위를 갖는 시간이나 체위, 임신부의 습관 등이 태아의 성별을 결정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동안 일각에서 호르몬 수치 변화 등의 이유로 여성의 식습관, 성행위 체위 등이 태아의 성별을 결정하는데 일정 영향을 준다고 주장했으나, 실제로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지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어 왔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대학의 가족계획 의료센터장 데보라 베이트슨 박사는 “성행위를 갖는 시간과 식단이 태아의 성별을 결정짓는다고 알려진 것은 대표적인 속설이다”며 “이 속설들은 과학적인 데이터가 부족하므로 신빙성을 갖긴 어렵다”고 말했다.
태아의 성별을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모아놓은 쉐틀스 방법에 따르면, 여자 아이를 원한다면 배란하기 며칠 전부터 꾸준히 성행위를 해야 한다. 반면, 남자 아이를 원한다면, 배란일에만 성행위를 해야 한다. 쉐틀스 박사는 “'남성이 되는 정자'는 여성의 질 내에서 더 빨리 움직이는 반면 '여성이 되는 정자'는 더 천천히 움직이지만 더 길게 살아남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베이트슨 박사는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며 "쉐틀스 방법은 최소 50년이나 오래된 데이터며, 이후 비슷한 결과를 나타내는 연구가 발표되지 않은 것을 미뤄보건대 과학적인 연구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높은 칼로리의 건강하지 않은 식단을 섭취하는 여성은 여자아이를 낳을 확률이 높다고 주장한 트리버스 윌라드 이론에 대해서도 충분한 데이터가 뒷받침해주지 않는다는 것이 지적됐다. 트리버스 윌라드 박사는 운동량이나 호르몬수치도 아이의 성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윌라드 박사는 “운동을 적게 하면 남자아이를 출산할 확률이 높다”며 “또한 프로게스테론 농도가 높을수록, 테스토스테론 농도가 낮을수록 여자아이를 출산할 확률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에 베이트슨 박사는 “이러한 속설들은 믿을 가치가 없다”며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으며, 데이터도 부족하기 때문에 무조건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베이트슨 박사는 “이러한 이론은 향후 태어날 아기에 대한 궁금증에서 비롯돼 흥미를 유발하기 쉽다”며 “그러나 이를 뒷받침해줄만한 과학적인 데이터도 부족하기 때문에 무조건 신봉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