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철물로 메워도..."충치도 재발해요"
충치를 제거한 뒤 아말감이나 레진, 세라믹, 금 등의 인공재료로 치아를 씌우거나 메우면 다시는 충치가 생기지 않을까. 답은 ‘NO’이다. 치료 후 잘 맞던 보철물도 시간이 지나면 틈이 생기게 되고, 그 사이로 음식물 등이 들어가 충치가 재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치료한 치아에 충치가 재발해 병원을 찾는 환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22일 일산사과나무치과병원에 따르면 충치치료 후 재발해 병원을 다시 찾은 내원 환자 수를 조사한 결과, 지난 2013년 1853명에서 지난해 2539명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병원측은 “스케일링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치과를 방문하는 사람이 많아진데다 구강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기검진을 받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보철물은 치아 관리 상태, 생활습관, 치과 치료 방법에 따라 사용 수명에 영향을 받고, 재료에 따라 교체 시기가 다를 수 있다. 금이나 레진, 아말감 같은 일반 보철물의 수명은 보통 5~8년 정도다. 아말감은 다른 재료보다 싸지만, 접착력이 약하고 잘 부서지는 편이다. 이로 인해 생긴 틈으로 충치균이 침입해 2차 충치가 잘 생긴다는 단점이 있다.
금으로 씌운 치아도 금과 치아의 경계부위를 제대로 양치질하지 않으면 금니 안쪽으로 충치가 생길 수 있다. 최근에는 보기 좋다는 이유로 레진 치료를 많이 하는데, 입안의 온도 변화로 레진이 수축하거나, 단단한 것을 씹을 때 레진이 깨져 생긴 틈새에 충치가 발생할 수도 있다.
치아를 오랫동안 사용하려면 충치치료와 신경치료 후에도 정기검진을 통해 보철물의 수명과 관리상태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특히 보철물 안에 충치가 생기면 겉으로 잘 보이지 않아 초기에 발견하기 어렵고, 나중에 발견해 보철물을 뜯어냈을 때 이미 충치가 광범위하게 커져 치료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일산사과나무치과병원 김현영 부원장은 “환자 중에는 크라운처럼 전체적으로 씌워놓은 치아는 충치로부터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신경치료를 한 치아의 경우 충치로 인해 크라운 속에 남아 있는 치아가 거의 없어지더라도 자각 증상이 없어 통증을 전혀 느낄 수 없다”며 “심하면 치아 뿌리까지 손상돼 치아를 뽑아야 하는 경우도 많아 자연치아뿐만 아니라 보철치아도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