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심정지 “골든타임은 4분, AED 핸즈오프타임은 10초 이내”

급성 심정지 “골든타임은 4분, AED 핸즈오프타임은 10초 이내”

 

지난 3월 제주도의 한 리조트 내 수영장에서 40대 남성 A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리조트 직원에게 발견된 A씨는 119에 신고한 사이 일행으로부터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의식을 못 찾았다. 직원의 요청을 받고 출동한 수영장 안전요원이 음성안내에 따라 자동심장충격기(AED)를 작동시키고서야 A씨는 의식을 되찾았고, 119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휴가철을 맞아 물놀이를 즐기다 심정지 등 응급사고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목숨을 잃는 사례가 적지 않다. 최근 5년간 물놀이 안전사고로 인한 사망자만 174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된다. 급성 심정지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려면 제도적 안전망도 중요하지만, 개개인이 사고에 대비해 심폐소생술 방법과 AED 사용법을 숙지하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심정지 환자의 목숨을 좌우하는 골든타임은 4분이다. 응급조치가 1분씩 지연될 때마다 환자 생존율은 7~10%씩 낮아진다. 서울의대 응급의학과 조사를 보면 안전규정이 적용된 수영장이나 해수욕장의 심정지 환자 생존율이 강, 바다보다 3~4배 이상 높다. 골든타임 안에 심폐소생술과 AED를 사용하면 환자생존율을 80%까지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심정지 환자는 연간 3만명을 웃돌지만, 일반인이 심정지 사고를 목격했을 때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는 비율은 2014년을 기준으로 12%에 불과하다. 스웨덴(55%), 미국(31%), 일본(27%) 등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치이다. 최근 일반인을 위한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은 기존에 인공호흡과 가슴압박을 병행하던 방식에서 가슴압박만 하도록 개정됐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심정지 환자를 발견했을 때 119에 신고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AED를 요청해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심폐소생술과 심장충격을 반복 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AED는 심정지 환자의 심장리듬을 자동으로 분석해 소생을 돕는 응급의료 장비로, 일반인도 사용 가능하다.

AED는 위급상황이 생긴 곳 어디서나 쉽게 쓸 수 있어야 하는 만큼 휴대하기 편하고 작동법이 간편해야 한다. AED 판매사인 필립스 헬스케어 관계자는 “AED의 중요성이 알려지면서 가정, 개인사업장 등에 비치할 목적으로 구입을 문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며 “휴가지에서 갑자기 발생할 수 있는 심정지 사고에 대비해 AED를 상비하고 사용법을 숙지해두는 것은 안전한 휴가를 위한 첫걸음”이라고 했다.

AED를 구매할 때는 장비의 안전성과 편리성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응급구조 전문가도 응급상황에서 당황할 수 있기 때문에 그림과 음성안내가 명확해야 하며, 심폐소생술을 중단하고 물러나 AED가 심장 리듬을 분석하고 전기 충격을 위해 충전하는 시간인 ‘핸즈오프타임(hands-off)’이 10초 이내여야 한다. 미국심장협회가 권하는 핸즈오프타임이 10초 이내이다.

AED를 사용할 때는 심정지 환자의 상의를 벗긴 뒤 장비 내 표시된 그림과 음성안내에 따라 패드를 환자의 가슴에 부착해야 한다. 그러면 AED가 환자의 심전도를 분석해 심장충격이 필요한 경우 음성안내를 한 뒤 자동으로 심장 충격을 위한 에너지를 충전한다. 핸즈오프타임에는 심폐소생술을 중단하고 환자에게서 떨어져 있어야 한다.

핸즈오프타임 후 심장 충격을 실시하라는 음성 지시가 나오면 버튼을 눌러 심장충격을 가한 뒤 즉각 가슴압박을 실시한다. 장비가 심장충격이 필요하지 않다고 분석하면 가슴압박을 계속한다. AED는 2분마다 환자의 심전도를 분석해 심장충격 필요성을 안내한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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