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톡스 경쟁 후끈, 글로벌 브랜드 전열 재정비
세계 보툴리눔톡신 시장에서 미국 엘러간의 보톡스에 이어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는 프랑스 입센의 ‘디스포트’가 다국적 제약사인 갈더마코리아와 손잡고 국내 시장을 재공략한다. 디스포트는 1999년에 국내 허가를 받은 뒤 2008년부터 수입됐지만, 국내사들의 거센 공세에 밀려 2014년 이후 판촉 활동을 중단한 바 있다.
갈더마코리아는 디스포트 공식 수입사인 입센코리아와 유통 및 판촉 계약을 맺고, 이달부터 영업 전열을 새롭게 정비해 본격적인 한국 소비자 공략에 나설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갈더마코리아는 2800만 시술 케이스를 넘어선 히알루론산 필러인 ‘레스틸렌’을 보유하고 있어 이번 협약을 통해 디스포트와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전 세계 80여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디스포트는 최초의 보툴리눔톡신인 보톡스에 이어 1991년에 승인된 두 번째 제제로, 2014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16%에 이른다. 갈더마코리아 박형호 전무는 “더 많은 한국 소비자가 신뢰받는 브랜드인 레스틸렌과 디스포트가 만들어 내는 높은 시너지 효과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갈더마는 지난 1월 보툴리눔톡신의 유통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한국과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권역에서 디스포트의 단독 유통 및 판촉 권리를 획득했다. 이미 갈더마와 입센은 글로벌 시장에서 디스포트와 아잘루어(디스포트의 유럽 제품명)를 위한 협력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바 있다.
피부건강 전문 제약사인 갈더마코리아가 국내 영업망을 본격 가동함에 따라 디스포트가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높은 점유율을 국내시장에서 재현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1, 2위를 기록하고 있는 보톡스와 디스포트는 국내 시장에서 메디톡스(메디톡신), 휴젤(보툴렉스), 대웅제약(나보타) 등 국내사의 거센 도전을 받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1천억원대에 이르는 국내 보툴리눔톡신 시장의 리딩 브랜드는 보톡스도, 디스포트도 아닌 메디톡신이고, 2위 역시 국내 브랜드인 보툴렉스이다.
최근에는 내성 이슈를 극복한 차세대 보툴리눔톡신이 등장해 경쟁은 더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독일계 제약사인 멀츠코리아가 보툴리눔톡신의 내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복합단백질을 제조과정에서 제거한 차세대 보툴리눔톡신인 제오민을 선보였고, 리딩 업체인 메디톡스도 동물유래 단백질과 사람혈청 알부민까지 없앤 바이오베터 보툴리눔톡신인 코어톡스의 시판 허가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