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 떠난 알피코프, RP그룹으로 기업구조 개편
지난해 말 대웅제약 자회사에서 독립법인으로 분리된 알피코프가 지주회사 체제로 조직을 재편하고, RP그룹으로 새롭게 출범한다. 이 회사는 대웅제약 창업주인 윤영환 명예회장의 차남인 윤재훈 전 대웅제약 부회장이 지난 1월 회장으로 취임해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알피코프는 11일 주주총회를 열고, 알피코프를 신규 사업을 진행하는 지주회사로,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의 생산 및 개발을 담당하는 사업부를 RP바이오, 문화 및 예술 서비스를 담당하는 S&C 사업부를 RP스페이스로 분리해 RP그룹으로 새 출범한다고 밝혔다. 알피코프 관계자는 “자사가 보유한 연질캡슐 생산 및 개발 기술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문화예술 서비스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기업구조 개편을 진행한다”고 했다.
자본금 55억원, 사원 수 3백여명 규모인 알피코프는 국내 일반약 연질캡슐 시장의 65%를 점유하고 있는 리딩 기업이다. 현재 제조자 설계 생산(ODM), 주문자 상표부착 생산(OEM) 부문에서 국내 메이저 제약사의 90%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알피코프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연질캡슐 업계 1위 자리를 지키면서 건강기능식품 사업부문의 매출도 점차 키워나갈 방침이다. 특히 오는 9월에는 국내 처음으로 도입되는 개별인정형 원료로 제품을 런칭하고, 기존 2년이었던 연질캡슐의 유통기한을 3년까지 연장하는 신기술을 적용한 연질캡슐도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대부분의 건강식품 유통기한은 2년으로, 제품출시 후 판매가 조금만 늦어지면 유통기한이 1년 미만으로 남게 돼 제조사에서 회수하거나 떨이로 판매하는 실정이다. 알피코프는 의약품 생체이용률 개선 기술인 네오졸(Neosol)과 건기식 피막 안전성 유지 특허기술인 네오겔(Neogel)이라는 특허기술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국내외 시장 진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RP바이오 제품개발 담당자는 “세계적인 기술인 네오졸 특허로 유통기한을 3년까지 연장해 제조사가 유통기한에 대한 부담 없이 생산하고 판매할 수 있도록 기존 건기식의 유통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고 했다.
알피코프 문화사업부문에서 분할된 RP스페이스는 문화예술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해 고객 중심의 토탈 프리미엄 서비스에 주력할 계획이다. 현재 알피코프는 서울 대치동에 자리한 ‘마리아칼라스홀’ 공연장을 비롯해 ▲레스토랑 ‘카페M’ ▲미술품 전시장 ‘갤러리M’ ▲명품오디오 및 홈시어터 수입업체 ‘헤이스’ ▲미국 포레스트리버(Forest River)사의 럭셔리 카라반모델 판매 및 체험장 ▲4050 남성을 위한 월간지 ‘DEN’ 등 6개 문화예술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업체 측은 “현재 RP스페이스에는 대기업 투자가 예정돼 있다”고 했다.
알피코프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손재호 전무는 “올해 목표 매출액을 전년 700억원보다 30% 상승한 900억원으로 설정하고, 내년에 1400억원, 2018년 2300억원까지 늘려 나갈 계획”이라며 “이번 RP그룹 출범을 통해 2018년에 코스닥에 상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알피코프의 전신은 지난 1983년 대웅제약과 미국 알피쉐러가 합작해 세운 한국알피쉐러다. 경기도 화성군 향남제약 공단에 GMP 공장을 준공하고 KGMP 적격업소 승인을 받은 한국알피쉐러는 1996년 건강보조식품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고, 2003년에 상호를 R&P코리아로 바꾸고, 국내에서 두 번째로 건강기능식품 전문제조업 허가를 취득했다.
한때 대웅제약의 경영권 승계 일순위로 꼽혔던 윤재훈 RP그룹 회장은 실적 부진 등의 이유로 동생인 윤재승 현 대웅제약 회장에게 대표이사 자리를 내주며 알피코프로 물러났다. 후계 구도에서 밀린 윤재훈 회장은 지주사 대웅의 보유 지분을 매각 중이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9.21%였던 윤재훈 회장의 대웅 지분율은 2.97%로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