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음주, 비즈니스 협상에 도움”(연구)

“가벼운 음주, 비즈니스 협상에 도움”(연구)

 

비즈니스 파트너와 협상을 할 땐 술을 대접하는 문화가 있다. 동아시아권에서 특히 보편화된 일종의 비즈니스 전략이다. 이 같은 방식에 불만을 갖는 사람들도 많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가벼운 음주는 실질적으로 상대방과의 협상을 원활하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싱가포르 난양기술대학교와 중국 남서재경대학교 공동 연구팀이 350㎖ 맥주 한 잔이 협상과 흥정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했다.

이번 실험에 참여한 실험참가자는 114명으로, 이들은 두 명씩 짝을 지어 협상게임에 참여했다. 실험참가자 중 일부는 맥주 한 잔을 마신 상태에서 게임에 참여했고, 일부는 플라시보 효과 확인을 위해 무알코올 맥주를 마셨다. 또 나머지는 주스를 마신 다음 동일한 게임에 참여했다.

각 라운드마다 실험참가자들은 1~10달러까지 얼마간의 금액을 할당 받고, 이 금액은 각 개인만이 알고 있도록 했다. 그리고 파트너와 함께 게임에 함께 참여할 것인지의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둘이 함께 참여하기로 결정했다면 두 사람의 자본을 합산한 값에 1.2를 곱한 액수를 향후 동등하게 배분받게 된다. 즉 파트너끼리 함께 하기로 할수록 더 많은 돈을 획득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단 파트너와의 자금 합산 금액이 상대 파트너들보다 많을 땐 금전적 혜택이 돌아가지 않게 된다. 파트너와의 현명한 협상을 통해 자금을 불려나가는 능력이 필요한 게임이라는 의미다. 그렇다면 이번 실험에서 가장 협상을 잘한 집단은 누구일까.

파트너와의 공동지불금, 각 개인의 플레이 방식, 상대방에 대한 고마움 등 여러 단서를 토대로 확인해본 결과, 주스보단 맥주를 마신 그룹이 파트너와 협동해 협상을 잘 이루는 경향을 보였다. 무알코올 맥주가 플라시보 효과를 일으킨다는 근거는 포착되지 않았다.

연구팀이 진행한 다른 유형의 경제게임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알코올은 파트너와의 협상 태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는 알코올이 상대방에 대한 방어적이고 수비적인 태도를 약화시켰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술을 마시면 상대방의 의견에 동조하기 쉬운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단 과도한 음주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협상 시 상대방에게 오히려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는 등 협상을 방해하는 요인이 된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논문은 ‘경제행위&조직저널(Journal of Economic Behavior & Organisation)’에 발표됐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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