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도 개처럼 주인 따르게 만들 수 있다”
고양이는 개와 함께 대표적인 반려동물로 꼽히지만 개처럼 친근한 이미지를 갖기엔 부족하다. 오히려 도도하고 새침한 이미지가 강하다. 그런데 이런 고양이도 사실 개처럼 사람을 따르도록 훈련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고양이의 새초롬한 이미지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선입견이 아니다. 미국의 한 유명 코미디언은 “고양이는 개보다 영리하다”며 “고양이 8마리가 눈 위에서 썰매를 끄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농담을 던진 적이 있다. 고양이는 개처럼 사람의 즐거움을 위해 자기 힘을 소모하고 희생하지 않는다는 점을 빗댄 농담이다.
하지만 사실상 고양이도 개처럼 사람을 따르도록 훈련시킬 수 있다. 심지어 서커스에 가까운 묘기도 시킬 수 있다. 허들을 뛰어넘도록 한다거나 공위에 올라서서 균형 잡기를 하도록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서커스를 하도록 유도하려면 좀 더 혹독한 훈련이 필요하지만 집에서 기를 때 필요한 몇 가지 일상적인 활동은 좀 더 수월하게 훈련시킬 수 있다. 특히 특정 영역에서만 배변활동을 하도록 만드는 것은 큰 수고가 필요하지 않다. 자신의 변을 깨끗하게 치우는 건 고양이의 본능에 가깝다. 포식자가 가까이 다가지 못하도록 주변을 깨끗하게 치우는 방식으로 진화해왔기 때문이다.
고양이가 시끄럽게 우는 것도 훈련을 통해 멈추도록 할 수 있다. 또 미국 과학월간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소개된 내용에 따르면 집안 소파 가죽을 망가뜨리지 않도록 대신 ‘스크래칭 포스트’를 할퀴도록 만들 수도 있다. 스크래칭 포스트는 나뭇조각에 양탄자를 씌워 고양이가 마음껏 발톱으로 할퀼 수 있도록 만든 도구다.
즉 고양이 역시 인간과 지금보다 친밀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동물임에도 불구하고 고양이 이미지에 대한 편견 때문에 개처럼 다양한 훈련을 시도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단 사람에게 순종적이고 복종적인 개와 동일한 방식으로 훈련시킬 수는 없다. 오히려 이런 훈련 방법이 고양이는 길들이기 어렵다는 오해를 낳았다.
동물을 훈련시키는 방법은 일률적일 수 없다. 특히 종이 달라지면 길들이는 방법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가령 개를 길들이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칭찬이다. 개는 끊임없이 인간의 관심을 원하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반면 고양이에게는 칭찬이 잘 통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간식에 소리가 나는 물건을 달아 관심을 유도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소리가 나는 도구를 이용해 훈련을 시키기 시작한 건 해양포유동물이다. 그런데 이 방법이 비교적 고양이에게도 잘 통한다는 설명이다.
고양이가 옳은 일을 할 때마다 보상으로 딸깍하는 소리와 함께 간식을 주면 이 소리와 연관된 행동을 하는 습관이 들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이 같은 소리 없이도 스스로 옳은 행동을 하게 된다.
간혹 동물을 길들이기 위해 물리적인 체벌을 하거나 공격적인 행동으로 위협을 가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미국수의사협회에 따르면 이 같은 방식은 오히려 동물의 공격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러한 공격성은 동물이 인간보다 우세한 힘을 가졌다는 사실을 뽐내기 위한 행동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두려움에서 일어나는 방어적인 행동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