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 무조건 약 피하는 것도 태아에게 위험
임신부 대부분은 태아에 대한 과도한 걱정 때문에 약을 지나치게 기피하고 고통을 참는 경향이 있다. 최근 임신부가 약물 치료를 지나치게 기피하면 오히려 태아에게 해로울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이스트앵글리아 대학 연구팀은 “우리 팀은 여성이 임신했을 때 약을 복용하는 것의 이점과 위험성을 얼마나 알고 있느냐를 알아내기 위해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며 “이런 믿음이나 두려움 때문에 실제로 안전한 약 임에도 복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으며, 몇몇 경우 오히려 태아에게 치명적인 합병증을 초래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전 세계 1120명의 임신부를 대상으로 임신 중 흔하게 겪을 수 있는 증상인 오심, 작열감(가슴이 타는 듯한 통증), 변비, 감기, 요로감염, 골반통, 두통이나 불면증 등의 증상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는지 조사했다. 참가자들은 이런 각각의 상황들에 대해 어느 정도 범위까지가 해롭거나 이롭다고 생각하는지 질문 받았다. 또한 임신 중 고의로 약복용을 피한 경우가 있는지, 있다면 어떤 약인지 대답하도록 했다.
조사 결과, 전체의 약 72%가 임신기간 중 일부러 약물 복용을 피한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흔히 처방되는 파라세타몰, 이부프로펜 등의 일반의약품 감기약, 항히스타민제, 비충혈완화제 등이 태아에게 위험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한 임신 시 나타나는 흔한 증상인 작열감(가슴이 타는 것 같은 통증) 및 각종 통증에도 치료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심한 경우, 태아에게 직접 영향을 주는 요로감염조차 치료받지 않고 무시하려는 경향이 있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임신부가 적기에 치료받지 않으면 태아에게 치명적인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의 주저자이자 이스트 앵글리아 약학대학의 교수인 미첼 트위그 박사는 “많은 임신부들이 위험하다 생각하는 일반의약품들은 의학적으로 완전히 안전한 약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다”며 “임신부가 태아를 걱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요로감염처럼 태아에게 직접 영향을 주는 질환일 경우 의사 진료를 통해 적절히 치료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임상약학저널(the International Journal of Clinical pharmacy)'에 최근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