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도에서 마주쳤을 때의 어색함 극복하려면?
길이나 복도를 걷다보면 어색한 순간이 찾아온다. 반대편에서 걸어오는 사람과 둘이 마주해야 하는 순간 그렇다. 낯선 사람은 낯선 대로, 아는 사람은 안면이 있는 대로 어색하다. 20~30초의 짧은 순간이지만 어떤 반응을 취해야할지 고민이 된다. 모르는 척 휴대폰을 들여다볼까, 아니면 환한 미소라도 지어야 할까. 가장 좋은 방법은 뭘까.
길거리나 긴 복도에서 서로 마주보며 걸어오는 시간은 상대방을 충분히 의식하게 되면서도 대화를 나누기엔 가깝지 않은 거리이기 때문에 아는 사람조차 부자연스럽고 어색하게 느껴진다. 이럴 때 담담한 척하기 위해 상대방의 눈을 계속해서 뚫어지게 쳐다보는 사람이 있는데 이 역시 부적절한 태도다. 상대방을 노려보거나 쏘아보듯 부담스러운 눈길이 전해지기 때문이다.
미국 매케나대학 로날드 리지오 교수는 ‘뉴욕 매거진’을 통해 문화적 차이가 상황을 악화시킬 때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나 지역마다 서로 다른 문화로 인해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의미다. 가령 “뉴욕과 캘리포니아 문화는 서로 다르다”며 “뉴욕의 문화 규범 내에선 길에서 마주친 사람과 눈을 마주치지 않는 게 일반적이지만 캘리포니아에서는 눈을 마주보고 따뜻한 미소를 건네는 태도가 보편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상대와 마주 했을 때 바람직한 에티켓은 뭘까. 사회심리학자 제레미 니콜슨 박사는 다른 사람과 시선을 마주하는데 큰 부담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복도를 들어서기 전 심호흡을 하며 의식적으로 자연스러운 표정을 유도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주머니를 계속 뒤적이는 등의 부산스러운 행동 역시 둘 사이를 어색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공공장소에서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살며시 미소를 띠운 표정을 유지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하루 종일 컴퓨터 모니터를 쳐다보며 미간을 찌푸리고 집중하는 시간이 많은 현대인들은 공공장소에서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 오해를 살만한 표정을 지을 때가 많다. 이를 두고 ‘쌀쌀맞은 표정(resting bitchface)’이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도 차갑고 냉정하고 불만 많은 사람으로 오해받기 쉽다는 뜻이다.
인간의 상호작용은 부정적인 표정보다 중립적 혹은 긍정적인 표정일 때 좀 더 수월하게 형성된다. 심리학자들은 상대방을 지나치게 뚫어지게 쳐다본다거나 반대로 눈을 자꾸 피한다면 음흉한 사람 혹은 솔직하지 못한 사람이란 인상을 주는 ‘비언어적 단서’를 주는 꼴이 된다.
반면 짧은 눈 맞춤, 가벼운 미소, 살짝 끄덕이는 고개인사, 미세하게 찡긋하는 눈썹 정도의 제스처는 자연스럽다. 안면이 있는 사람과 마주했다면 10m 이상 비교적 거리가 있을 때는 일단 눈을 한 번 마주쳤다가 자연스럽게 시선을 피하고, 이후 3m 이내로 가까워졌을 때 다시 상대방을 응시하며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는 등의 인사를 하라는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