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사이즈 늘면, 대장암 위험 1.5배 증가
배는 인격이라는 옛말이 있다. 하지만 이는 틀린 것으로 툭 튀어나온 배는 그냥 살이자 만병의 근원이다. 살이 찌고 배가 나오면 허리, 다리, 무릎, 엉덩이 모두가 수난의 부위가 된다.
특히 대장암의 씨앗인 선종 성 용종이 발생할 확률도 약 1.5배 증가시킨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비만율은 31.5%(2010년 기준)로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으며, 고도비만 인구는 지난 10년 동안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비만 인구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는 대장선종 발생의 위험을 증가시킬 뿐 아니라, 당뇨, 고혈압, 심장혈관질환, 퇴행성관절염 등 다양한 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대장 용종이란 대장 점막에 생긴 혹으로, 대장 점막이 비정상적으로 자라 혹이 되어 안쪽으로 돌출돼 있는 상태를 뜻한다.
그 중 유암종과 함께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혹이 선종 성 용종이다. 선종 성 용종은 전체 대장 용종의 3분의2에서 4분의 3 정도를 차지하며, 선종 발생 후 자라서 암이 되어 증상을 보일 때까지 약 5~10년 정도가 걸린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선종 성 용종이 매년 급증하고 있다. 2013년 기준 선종 성 용종 환자는 13만 명으로 2008년 6만 8000명에서 5년 새 1.9배가 증가했다.
2013년 선종 성 용종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50대가 2만8814명으로 가장 많고 60대(2만2923명), 40대(1만 4088명) 순이다. 모든 연령대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많고 특히 중년 환자 층이 두껍다.
사랑플러스병원 내과 고성현 원장은 “선종 성 용종의 발생 원인은 80%가 잘못된 생활습관”이라며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육류 섭취 증가, 부족한 식이섬유 섭취, 과음과 흡연, 과도한 스트레스, 운동 부족, 불규칙한 배변 등이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인구고령화에 따른 고령층 인구 증가가 중장년층의 선종 성 용종 환자가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대장용종은 대개 증상이 없어 인지하지 못하다가 대장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용종은 발견되면 가능한 제거하는 것이 좋으며, 특히 선종 성 용종은 대장암으로 진행되는 전 단계이므로 반드시 용종 절제술을 받아야 한다.
고 원장은 “선종 성 용종 가운데 약 10%는 서서히 대장암으로 진행하므로, 용종 발생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40대 이후부터는 정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며, 용종이 발견되면 바로 제거해 대장암의 발생률을 낮추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