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이야기꾼, 여성에게 이성적 매력 어필
동일한 사건이라도 이야기를 어떻게 구성하고 묘사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서로 다른 이야기가 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능력 있는 스토리텔러(이야기꾼)가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의 흥미를 이끈다. 최근에는 남성 스토리텔러가 여성에게 연인 혹은 배우자로서 매력 있는 상대로 평가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반면 여성 스토리텔러는 이 같은 이점을 얻지 못한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와 버팔로대학교 공동 연구팀이 진행한 이번 연구에 따르면 이야기를 잘 꾸며내는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보다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으로 평가받는다. 더불어 여성에게는 매력적인 상대라는 인식을 준다.
연구팀은 평균 연령 20세인 대학생 338명을 대상으로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실험참가학생들을 대상으로 이성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가 담긴 프로필을 바탕으로 연인으로 발전하고 싶은 상대인지의 여부를 평가하도록 했다.
연구팀이 전달한 프로필에는 상대방의 스토리텔링 능력에 대한 정보도 담겨있다. 가령 훌륭한 이야기꾼 기질을 가진 사람은 “사람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그가 만들어낸 이야기 속 배경과 등장인물은 마치 살아있는 듯 활기를 띤다”와 같은 내용이 담겨있다.
반면 이야기꾼으로서의 능력이 보통이라면 평범한 수준이라는 점을 강조했고, 스토리텔러로서의 능력이 없는 사람은 아예 이 부분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그 결과, 여성들은 스토리텔러로서의 재능을 가진 남성을 오랜 기간 연애할 수 있는 상대로 꼽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남성실험참가자들은 여성 스토리텔러에게 별다른 흥미를 갖지 않았다. 장기연애 대상은 물론 단기연애 대상으로도 매력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추가 실험에서는 상대 이성을 배우자로 맞이할 수 있는지의 여부와 사회적 지위를 평가하도록 했다. 그 결과, 남성과 여성 모두 능력 있는 스토리텔러를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에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단 남성실험참가자들에게는 이 같은 평가가 배우자로 맞이할만한 매력적인 요인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반면 여성실험참가자들에게는 남성의 스토리텔링 능력이 배우자로 맞이하기에 적합한 요인으로 평가됐다.
연구팀은 실질적으로 실험참가자들이 상대 이성이 기록한 이야기를 읽도록 하는 실험도 진행했다. 그 결과, 생기 넘치고 톡톡 튀는 어휘를 이용해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낸 사람은 주제를 벗어난 지엽적인 이야기를 작성한 사람보다 능력 있는 사람으로 평가됐다.
그렇다면 남성 스토리텔러는 이처럼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은 사람인 동시에 이성에게도 매력적인 상대로 평가 받는 이유는 뭘까. 연구팀에 따르면 남성은 이야기를 잘하는 여성을 미심쩍어하고 위협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반면, 여성은 이야기를 잘하는 남성을 자신의 일에 능숙하고 능력 있는 사람으로 평가하는 시각을 갖도록 사회화됐다. 이런 남녀 차이가 이 같은 시각차이를 일으킨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대인관계저널(Journal Personal Relationships)’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