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의료기기 “중국을 제2의 내수시장으로”
한국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이 중국을 제2의 내수시장으로 만들기 위한 전략을 추진한다. 세계 2위 의료기기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을 단순한 생산기지로 보지 않고, 중국 현지기업과 상생해 국산 의료기기 기업의 수출 기반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올해 연임에 성공한 이재화 조합 이사장은 25일 기자 간담회를 열고, “중국현지화지원센터를 설립해 중소의료기기 기업의 중국 내 생산공장 설립을 도와 중국 내수 판매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중국현지화지원센터(가칭)는 국내 의료기기 기업의 현지법인이나 지사 설립은 물론, 상무국을 통해 중국에 진출하려는 기업이 현지병원, 의료기기 관련 국영기업과 협력관계를 맺도록 돕는 역할을 맡게 된다. 시정부와도 협의해 시내 의료기관에 현지기업의 임상시험과 제품 판로 확보를 지원하고, 중국 의료기기 시장정보 등도 우리기업에 제공할 예정이다.
조합 박희병 전무이사는 “중국 현지 의료기관의 입찰방식과 비공식적인 입찰관행 등을 조사하는 등 유통시스템과 공공입찰 시스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중국 유통대리점과 비즈니스 미팅 주선, 중국 내수시장 진출 위한 총판 및 판매 대행, 대리점 네트워크 지원 등의 업무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합은 센터 설립과 함께 투자전문가, 인프라전문가 등 전문가 풀을 구성해 현지화 후보 산업단지를 방문조사하고, 투자환경을 분석한 뒤 국내 기업이 진출할 산업단지 지역을 선정할 계획이다. 사전준비를 위해 중국진출 기업과 현지 바이어를 모집해 품목별로 분류한 뒤 기업 간 상담회로 연결해주고, 현지진출 코칭과 파트너 협약 유도 등을 통해 사후관리할 방침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 2014년을 기준으로 중국의 의료기기 매출 총액은 2235억 위안, 원화로 약 40조원에 이른다. 하지만 CT, MRI, 초음파영상, 핵의학, DR 등 고급 의료설비 산업에 대해서는 지난 2013년부터 중국 정부가 정책적으로 국산화를 진행 중인데다, 현재 중고급 시장의 80%는 이른바 GPS(제너럴 일렉트릭, 필립스, 지멘스)라 불리는 다국적 의료기기 기업이 점령하고 있어 우리나라 기업이 파고들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 진출을 겨냥한 조합의 수출 확대 전략은 한중 FTA(자유무역협정)를 활용하면서 연구개발과 디자인, 부품소재 공급, 생산판매 등의 역할을 중국과 분담해 상생협력하는 공존형 전략모델이다. 이러면 우리나라 기업은 중국 내수시장에 쉽게 진출하면서 중국 역시 해외시장 공동개척으로 브랜드가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화 조합 이사장은 “우선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운영 중인 해외의료기기지원센터의 활동을 강화하면서 중국현지화지원센터 설립, 이란, 중국, 멕시코, 이란 등 경제사절단 활동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한 범부처 지원으로 해외수출을 확대하는 한편, 인허가 장벽 해소를 위해 CE인증 프로세스 구축 사업 등을 강력히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