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덜 익혀먹으면... “난폭운전 할 수 있어”
스테이크를 덜 익혀 먹으면 난폭운전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육류를 덜 익혀 먹으면 ‘톡소플라즈마(Toxoplasma Gondii)’라는 기생충이 뇌로 침투해 톡소플라즈마증에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충동적인 행동을 저지를 확률이 높아지고, 난폭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톡소플라즈마증은 소고기·양고기 등 붉은 고기를 덜 익혀먹거나 고양이 등과 접촉했을 때 걸리기 쉽다. 대부분의 경우, 기생충과 접촉 후 몇 주 동안만 감염성을 갖고 일부 가벼운 독감 증상만 있어 감염을 알아채기 힘들다. 그래서 대부분 사람들은 감염된 지도 모른 채 지나가게 되고, 톡소플라즈마증은 휴면단계 또는 잠복단계로 넘어가게 된다. 물론 휴면단계에서는 보통 몸에 해롭지 않다고 그동안 알려졌으나 최근 이 단계에서 뇌의 화학물질 변화로 인해 사람들의 행동패턴이 바뀔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미국 시카고 대학 연구팀이 최근 358명의 휴면단계 톡소플라즈마증 환자를 관찰한 결과, 화를 좀처럼 참지 못하고 폭발하거나 충동을 제어하지 못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연구팀을 이끈 에밀 코카로 교수는 “톡소플라즈마증 환자가 난폭운전 등을 할 확률이 정상인보다 두 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톡소플라즈마 기생충이 두뇌의 화학물질 분비에 변화를 일으키고 공격적인 성향의 위험을 높인다”고 주장했다.
이에 영국 런던대학교 기생충학교실 조안 웹스터 학장도 톡소플라즈마 기생충의 잠복감염이 두뇌의 도파민 수치를 변화시켜 여러 가지 정신병적 증상(환각·환청·환시)들을 일으킨다고 주장한 바 있다. 웹스터 박사는 “기생충은 장에서 혈류를 통해 뇌로 이동해서 우리 신체의 면역시스템을 피해 숨어 있게 된다”며 “이때, 증상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인지 능력 등에 변화를 주는 형태로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톡소플라즈마증이 우울증이나 자살과 일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주장은 예전에도 제기됐다. 2012년 미국 매릴랜드 대학 연구팀이 스웨덴 룬드시의 80명 이상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톡소플라즈마증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자살확률이 7배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959년 미들스브로의 성루크병원이 의학전문지 란셋에 보고한 연구에 따르면, 조현병(정신분열)이 톡소플라즈마증과 일정 부분 관련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