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심리상태 훗날 심장건강에 영향
스트레스가 적은 환경에서 사는 어린이는 사회, 정서적 또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은 또래 아이들 보다 성인이 됐을 때 심장마비 위험이 더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핀란드 투르쿠대학 연구팀은 12세에서 18세 사이의 어린이, 청소년 311명을 대상으로 이번 연구를 진행하면서 이들이 28세가 됐을 때 동맥의 칼슘 침전물을 조사했다. 이 침전물은 혈관을 좁히고 심장 발작의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그 결과 심리적으로 안정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동맥을 막는 칼슘 침전물이 15%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가족의 소득과 교육 수준, 직업, 흡연과 약물 남용의 여부, 정신 질환 내력, 체중과 운동 습관, 이혼, 사망 등의 다양한 인자를 통해 어린이의 정서적 상태를 확인하는 한편 반사회적이거나 공격적인 행동,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 등을 함께 조사했다.
또 연구팀은 칼슘 침전물의 양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컴퓨터 단층 촬영(CT)으로 관상 동맥 검사 결과를 분석했다. 이어 어린 시절의 감정 상태와 십 수 년 후의 심혈관 건강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1980년에서 2008년까지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도를 조사한 핀란드 연구(Young Finns Study)의 데이터를 참조했다.
연구팀을 이끈 마르쿠스 주오날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어린 시절의 심리적 요인이 심혈관 건강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성인의 스트레스, 비만, 흡연, 고혈압,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심장 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어린 시절의 심리적 상태 역시 관상 동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어떻게 어린 시절의 스트레스가 동맥이나 심장마비와 연결이 될 수 있는지 그 원인에 대해서는 밝히지 못했다. 다만 연구팀은 “어린 시절의 스트레스가 신진대사 기능, 염증 등에 변화를 일으켜 혈관 내 칼슘 침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콜로라도 아동병원의 스티븐 다니엘스 박사는 “이번 연구는 어린이들의 스트레스가 성장하면서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준다”며 “부모는 자녀의 스트레스 관리도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내용은 미국의 ‘폭스뉴스’가 지난 18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