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학대-가난, 훗날 암-심장병 위험
최근 부모의 학대로 숨진 신원영군 사망사건 등 아동학대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어릴 적 학대와 가난이 어른이 됐을 때 건강문제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사회학리뷰에 발표된 미국 퍼듀 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어린 시절의 학대와 가난 등의 경험이 십여년 후 새로 발병한 건강문제와 연결돼 생각보다 장기적인 영향을 미쳤다.
연구진은 지난 1996년에 25~74세 성인 1700명 이상을 조사한 뒤 10년 뒤인 2006년에 재조사했다. 그 결과, 어릴 적 가난과 잦은 학대가 건강과 생활양식, 사회경제적 지위를 포함한 위험인자를 조정해도 십년 뒤 발병한 암, 심장질환과 같은 병에 연계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난과 학대의 정도는 달라도 부모 모두 일하지 않고 집에 있는 등 어린 시절의 가족 구조도 역할을 했다.
케네스 페라로 교수는 “어린 시절에 심각하게 영향을 받은 사람들은 사회적 조사에 참여할 수 없었기 때문에 어린 시절의 이러한 경험과 훗날 건강 문제 사이의 관계를 밝히기에 불충분할 수 있다”면서 “성인 질환의 초기 기원의 일부를 알아낸 지금, 위험의 사슬을 깨기 위한 더 큰 문제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퍼듀 대학교 연구팀은 이전에도 2천여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해 부모에게 자주 학대를 받았던 아이들의 성인기 암 발병 위험이 높다는 사실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연구를 보면 학대 정도가 심하고 학대 횟수가 잦을수록 암 발병 위험은 비례해 높아졌다.
여러 연구를 보면 아동학대는 성인이 됐을 때 암과 편두통, 위궤양 등 각종 건강상의 문제는 물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자살률 상승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대의대 소아정신건강의학과 이문수 교수는 “아이들은 회복 탄력성 때문에 빠른 시기에 적절한 치료를 하면 회복이 가능하므로 더욱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