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분위기, ‘직장맘’의 모유 수유 결정한다
아기에게 젖을 물리는 일은 산모와 아기 모두에게 유익한 일이다. 하지만 모유의 긍정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실천하기 어려운 여건에 있는 여성들이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직장 분위기에 따라 적극적으로 모유 수유를 하는 여성이 있는가하면 그렇지 못한 여성들도 있다.
여성이 모유 수유를 하면 아기는 향후 비만, 감염병, 알레르기가 발생할 확률이 줄어들고, 산모는 유방암이나 난소암에 걸릴 위험률이 떨어진다는 보고가 있다. 그런데 이런 건강상 이점에도 불구하고 직장 여성이 모유 수유를 하기란 쉽지 않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미국 휴스턴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산모들은 대체로 출산 후 12주 내에 업무 환경으로 복귀한다. 그런데 일을 하면서 아기에게 젖까지 먹이는 일이 쉽지 않아 일을 그만두는 여성들이 많다.
소아과 전문의들은 아기가 생후 6개월이 될 때까지는 가급적 모유만 먹일 것을 권장하고 있다. 또 이후 분유를 먹이더라도 생후 12개월까지는 젖도 함께 먹이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업무에 복귀한 여성이 근무시간 모유를 짤만한 공간과 시간이 없다면 이를 실천하기 쉽지 않다.
연구팀은 업무에 복귀한 산모 859명을 대상으로 그들의 업무 환경과 분위기를 조사했다. 모유 수유를 할 수 있을만한 공간이 있는지, 업무 분위기는 어떤지, 틈틈이 모유를 짤 시간이 있는지, 모유를 저장할 수 있는 냉장고는 있는지 등에 대해 조사한 것이다.
조사 결과, 응답자 중 300명이 1년간 지속적으로 모유 수유를 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 중 단 7명만이 6개월간 집중적으로 모유만 먹이는 ‘독점적 모유 수유’를 실천했다. 아기가 생후 6개월이 될 때까지 모유만 먹인 여성은 상당히 드물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해당 대학 크리스티앙 교수는 “모유를 저장할 수 있는 냉장고나 젖을 짤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은 실질적으로 산모의 모유 수유에 큰 도움이 된다”며 “이를 적극적으로 협조해주는 사내 분위기는 산모가 독점적 모유 수유를 할 것인가의 여부를 결정하는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상사나 관리자가 여성 직원의 모유 수유에 협조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산모의 독점적 모유 수유 가능성이 8배 정도 높아진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즉 사회적으로 아기를 출산한 여성이 이 같은 건강상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만드는 분위기를 형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여성 직원들은 회사에 있을 땐 스스로를 근로자로 인지한다. 여성이나 엄마로서의 역할보다 업무적인 책임을 우선순위의 우위에 둔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유 수유는 아기와 엄마의 건강을 향상시킬 뿐 아니라 나아가서는 공중보건을 개선하는 방법이라는 점에서 여성에게 이 같은 여건 정도는 마련돼야 한다는 게 연구팀의 주장이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조직행동저널(Journal of Organizational Behavior)’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