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도 직업 따라... 심장병 위험 직군은?
직업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 하루 종일 서있는 직업, 종일 앉아 보내는 직업처럼 입식이냐 좌식이냐에 따라 질병군에 차이가 생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심장질환 위험률을 높이는 직업군도 있다.
미국 공중위생국이 중년층들을 대상으로 직업과 건강 사이의 상관관계를 살폈다. 그 결과, 경영자와 전문가 집단보다는 사무직, 판매직, 외식산업 분야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심장 상태가 좋지 않은 경향을 보였다. 경찰, 소방관, 화물차 운전사 등도 이 같은 위험률이 높은 직업군에 속했다.
판매직과 사무직에 종사하는 45세 이상 근로자들은 흡연율이 높고 식습관이 좋지 않았으며 운동량이 부족했고 고혈압 위험률이 높은 특징을 보였다. 외식산업 근로자들은 식습관이 가장 안 좋은 직업군에 속했고, 화물차 운전자를 비롯한 물품운송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흡연율이 가장 높았다.
이번 연구의 수석과학자인 레슬리 맥도날드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서비스업 종사자들이 콜레스테롤 수치, 혈압 수치, 체질량지수가 좋지 못했다”며 “특히 보호서비스 분야인 경찰, 소방관, 보안요원 등이 그렇다”고 말했다. 보호서비스 직업군은 과체중이나 비만 비율 역시 높았다.
이번 연구를 위해 연구팀은 45세 이상 성인남녀 5500명의 건강 데이터를 수집하고, 미국심장협회의 심장건강 체크방법으로 건강상태를 평가했다. 혈압, 콜레스테롤, 혈당, 신체활동, 흡연, 다이어트, 체질량지수 등이 평가기준이다. 실험대상자 중 비흡연자는 88%였고, 이상적인 혈당 수치를 가진 사람은 78%였다. 반면 심혈관 건강 상태가 양호한 사람은 41%에 불과했다.
경영자와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다른 직업군에 비해 비교적 심장 건강이 양호한 편이었다. 이들은 평소 활동량이 많았고, 체질량지수도 이상적인 수치에 가까웠다. 단 재무나 영업 분야 전문가들은 식습관이 좋지 못한 경향을 보였다.
노스웨스턴대학교 의과대학 로이드 존스 교수는 미국 건강포털 웹엠디를 통해 “이러한 연구결과는 연봉 낮은 직업군에 속하는 사람들이 심혈관 건강이 양호하지 못하다는 선행 연구와 일맥상통한다”고 말했다.
직업군에 따른 흡연율, 식습관 등의 생활습관 차이가 벌어지기도 하지만 특정 직업군에 속한다는 사실만으로 건강상 이상 징후가 나타나기도 한다. 가령 사무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하루 종일 책상 앞에 앉아있기 때문에 움직임이 적고 눈 피로도가 높다. 교대근무처럼 불규칙한 생활을 하는 사람, 소음이 큰 곳이나 공기오염이 심한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처럼 다양한 환경적 요인의 영향을 받기도 한다.
이처럼 직업 때문에 건강상태가 나빠진다고 해서 일을 포기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렇다면 직업군에 관계없이 최대한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비결은 뭘까. 피로가 누적되고 스트레스가 쌓이면 단순 탄수화물에 대한 식욕이 강해져 정제되고 가공된 탄수화물로 배를 채우게 된다. 하지만 이런 식습관은 스트레스를 줄이는데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가급적 삼가야 한다. 운동시간도 부담이 들 정도로 억지로 만들지 말고 하루 5분만이라도 한다는 마음으로 체력을 향상시켜 나가는 것이 심장 건강을 지키는 비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