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브비-베링거, 중대 협력 극비 논의설

애브비-베링거, 중대 협력 극비 논의설

 

다국적 제약사인 애브비와 베링거인겔하임이 항암제 부문에서 중대한 협력을 비밀리에 논의하고 있다는 소문이 흘러나와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블룸버그 등 해외 주요 언론들은 최근 내부 관계자의 입을 빌어 “확정된 것은 없고, 양측의 논의가 지연되거나 어그러질 수도 있지만, 항암제 시장에서 양사의 협력은 수십억 달러의 가치가 있다”고 전했다.

미국 제약사인 애브비와 독일 제약사인 베링거는 최근 1년간 대규모 M&A를 주도해왔다. 애브비는 지난해 항암제 임브루비카(이브루티닙 성분)를 개발한 미국의 파마사이클릭스를 210억달러, 우리 돈으로 23조원에 인수하며 항암제 라인업을 전략적으로 강화했다. 임브루비카는 오는 2018년까지 35억달러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림프종 및 백혈병 치료제다.

베링거는 사노피와 지난해 말부터 빅딜을 추진 중이다. 협상 테이블에 올라온 맞교환 대상은 항암제가 아닌 베링거의 컨슈머 헬스케어 부문과 사노피의 동물약 부문이다. 기업가치가 각각 74억달러, 126억달러로, 합산하면 우리 돈으로 24조원이 넘는다.

이렇게 양사가 대규모 M&A를 주도하다보니 전략적 M&A가 시도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항암제 부문은 애브비뿐 아니라 베링거도 공을 들이고 있어 입소문에 올랐을 가능성이 있다. 폐암 치료제 개발에 집중해 온 베링거는 현재 비소세포성 폐암 치료제인 ‘지오트립(아파티닙)’과 ‘바가테프(닌테다닙)’를 판매 중이며, 대장암 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글로벌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애브비의 바이오 신약인 ‘휴미라(아달리무맙)’가 특허 만료를 눈앞에 두고 있다는 점도 양사가 협력을 논의하고 나선 또 다른 이유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휴미라는 올해 말 미국 특허, 오는 2018년에 유럽 특허가 만료된다.

주력 제품의 특허 만료를 앞두고 M&A로 돌파구를 찾는 것은 최근 제약사의 트렌드이기도 하다. 지난해 발기부전약 비아그라와 고지혈증약 리피토의 특허가 만료된 화이자가 보톡스 브랜드로 유명한 앨러간과 복제약 전문 제약사 호스피라를 사들이며 성장 동력을 확보한 것이 대표적이다.

세계 매출이 11조원에 이르는 휴미라는 국내에서도 45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관절염 치료제 시장의 37%를 차지하고 있다. 류마티스관절염을 비롯해 강직성 척추염, 건선,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에 사용되는 TNF-알파제로, 관절염, 피부, 소화기 등 치료영역이 폭 넓다. 이렇다보니 베링거와 암젠, 산도즈, 화이자 등 글로벌 제약사와 국내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 LG생명과학 등 수많은 제약사들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뛰어든 지 오래다.

애브비와 베링거의 협력 논의가 분명히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에 항암제가 아닌 휴미라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블룸버그는 관계자의 말을 빌어 “파트너십이 양쪽 모두 출시한 제품인지, 또는 파이프라인 프로젝트에 초점을 뒀는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애브비와 베링거의 한국지사 관계자들은 ‘소문’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한국애브비 관계자는 “본사에서 진행 중이라 외신을 통해 우리도 전해 들었다”며 “본사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베링거 관계자는 “본사를 통해 확인해 보니 오보”라고 밝혔다. 미국과 독일의 본사들은 미국 현지 보도에 대한 코멘트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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