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강하게 보이려면 근육부터 키워라
앞으로 리더십이 강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다면 근육부터 키워야 할 것 같다. 어떤 사람을 지도자 재목으로 생각할 때 신체적으로 강인해 보이는 사람이 더 유리하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우연일지 모르지만 배우 아놀드 스왈츠제네거가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당선될 수 있었던 이유도 그가 출연한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근육질 이미지가 도드라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UC버클리 경영대학원 카메론 앤더슨 교수팀과 오클라호마 주립대학교 아론 루카츠에스키 교수팀은 강인한 육체적 이미지가 사회적 지위 및 리더십 인식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실험을 진행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성격 및 사회심리학 저널(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먼저 몸집이 각기 다른 남성들을 모집하고 이들의 가슴둘레, 팔 두께 등 신체의 강인함을 드러낼 수 있는 부위를 측정했다. 이후 각 남성들에게 흰색 티셔츠 하나만 입히고 이들의 어깨, 가슴, 팔 근육이 드러날 수 있도록 무릎 위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었다.
촬영 후 남녀 50대 50으로 이뤄진 실험 참가자들에게 컴퓨터 화면을 통해 이들 남성들의 사진을 보여줬다. 참가자들은 사진을 보기 전에 사진속의 사람들이 새로운 컨설팅 회사에 고용된 사람들이라고 전해 들었다. 그리고 각각의 사진 속 남성들에 대해 그를 얼마나 존경할 수 있을지, 타인의 존경을 받고 있는지, 앞으로 지위가 얼마나 상승할 것인지 등에 대해 물어 점수를 매기게 했다. 이와 더불어 ‘이 사람이 좋은 리더감이라고 생각하는가?’, ‘이 사람이 팀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 같은가?’와 같은 질문에도 답하게 했다.
그 결과 사진에서 가슴둘레가 넓고 팔 근육이 도드라진 강인한 모습의 남성들은 사회적 지위에 대한 평가가 더 높게 나타났다. 이는 사람들이 그를 리더로서 인식했기 때문이다. 이에 앤더슨 교수는 “이번 결과는 실제로 (외적으로) 강한 남성이 그들의 사회적 위치에서도 힘을 발휘하고 있는 많은 사례와도 일치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참가자들이 사회적 지위를 판단하는 다른 변수들 없이 단순히 육체적 매력도만 보고 점수를 매겼는지는 미지수였다. 연구진은 이를 분별하기 위해 추가 실험에서 전체 사진을 보여주고 육체적인 매력도에 대해서만 점수를 매기도록 요청했다. 포토샵으로 신체 강인함 정도를 변형시켜 여러 사진을 보여준 것이다.
가령 포토샵으로 근육이 없던 남성에게 근육을 키워 강인하게 보이도록 했으며, 근육질의 남성은 근육을 없애 약해보이도록 만들었다. 이 결과에서도 사진을 본 사람들은 (원래 근육이 없지만 포토샵으로 만든) 근육이 있는 남성에 대해 사회적 지위와 리더십을 더 높이 평가했다.
외적 기준에서 근육이 아닌 키에 중점을 둔 마지막 실험을 보자. 연구진은 다시 포토샵을 이용해 각기 다른 키의 남성들이 서있는 모습으로 3가지 사진을 만들었다. 오른쪽부터 왼쪽으로, 1)키 큰 남성 2명과 키 작은 남성 2명이 서있는 모습, 2) 키 작은 남성 2명과 키 큰 남성 2명, 3) 같은 키의 남성 4명이었다. 참가자들은 이들 중에서도 키 큰 남성들이 더 강인해 보인다고 인식했다. 다른 실험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렇게 외적으로 강인한 사람이 사회적 지위와 리더십에서도 더 높은 파워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은 남성들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며 “여성들은 신체적으로 강해보이거나 약해보이는 이미지와 리더십 능력에 대한 인식 차이는 미미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키가 작고 근육이 적어 상대적으로 덜 강해보이는 남성은 사회적 지위를 얻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것일까? 그런 뜻은 아니다. 앤더슨 교수는 “외적으로 강인하면 그 사람이 리더십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는데 장점으로 작용할 수는 있지만, 신체의 강인함이 사회적 지위와 리더십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아니다”며 “누구나 실제 행동과 태도로 리더십을 증명할 수 있으며, 이 때 외적 강인함은 상관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