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독해진 독감... 국산 ‘타미플루’ 쏟아진다
국내 A형 독감 환자가 급증하고, 백신접종자도 독감에 걸리는 일이 잦아지면서 치료제인 ‘타미플루’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신종플루’로 A형 독감이 확산됐던 지난 2009년에는 타미플루가 유일한 치료제여서 품귀현상을 빚기도 했지만, 올해에는 국산 개량신약이 대거 쏟아져 나올 전망이다.
올해 독감은 예년보다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달 31일부터 이달 6일까지 38도 이상의 고열과 기침, 목 아픔 등의 증상을 보인 독감 의심환자 수는 외래환자 1천명당 41.3명으로 독감 유행주의보 기준의 3.7배에 이른다. 정부는 올해 신종 인플루엔자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보험급여도 확대했다.
아직까지 독감 바이러스인 인플루엔자 치료제는 스위스 제약사 로슈에서 만든 타미플루가 유일하다. 국내에서는 종근당이 로슈와 파트너십을 맺어 타미플루를 시판 중이다. 하지만 이번 독감이 봄까지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타미플루의 개량신약이 줄줄이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국산 개량신약이 출시되면 매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유행할 때마다 발생했던 수입약 품귀현상은 크게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수입약인 타미플루보다 약값도 낮을 것으로 예상돼 건강보험 재정과 환자 약제비 부담을 덜 수 있다.
타미플루의 물질특허는 오는 26일 만료되지만, 약을 보존하는데 쓰이는 염 성분에 대한 특허는 내년 8월까지 유효하기 때문에 한미약품과 대웅제약, 유한양행 등 국내 제약사들은 복제약(제네릭)이 아닌 타미플루의 염 성분을 변화시킨 개량신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 중 한미약품이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선점에 나선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타미플루의 물질특허가 만료되는 오는 26일에 새로 출시될 타미플루 개량신약인 ‘한미플루’는 타미플루보다 약가를 25% 가량 낮게 책정했다”며 “3조원 규모의 A형독감 치료제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리지널사인 한국 로슈는 복용편리성을 높이기 위해 타미플루의 새로운 제형을 만들어 시장 방어에 나섰다. 로슈 관계자는 “‘타미플루 현탁용분말6mg/ml(인산오셀타미비르)’에 대한 식약처의 승인이 지난달 완료됐다”며 “캡슐을 삼키기 어려운 청소년을 대상으로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제형이므로 독감치료에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탁용분말제 역시 26일 출시되는 한미플루가 타미플루보다 먼저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