께름칙한 갱년기 호르몬 치료... 대안은 없나
갱년기는 넘지 못할 산이 아니다. 폐경 이후 자연스러운 몸의 변화라 전전긍긍할 필요는 없다.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태도가 요구되며, 급감한 여성호르몬을 보충해주는 요법으로 극복 가능하다. 갱년기 증상을 방치하면 몸과 마음의 병으로 번지지만, 폐경이 임박하면서 증상이 나타날 때, 또는 폐경 초기에 호르몬 치료를 시행하면 효과적이다.
현재 폐경 여성을 위한 호르몬 치료에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단독요법이나, 에스트로겐과 황체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 병용요법이 시행된다. 이러한 호르몬 치료는 여성호르몬 부족으로 나타나는 안면홍조와 골다공증, 불면증, 비뇨기 계통의 위축 등 다양한 갱년기 증상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호르몬 치료가 유방암과 자궁내막암, 담낭질환, 유방통증, 간질환 등의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제기되면서 호르몬 치료의 득실을 따지는 목소리는 분분한 상황이다.
호르몬 치료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폐경 여성들의 인식과 행동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대한폐경학회가 전국의 45~65세 여성 2330명을 조사한 대규모 연구결과를 보면 호르몬 치료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거나, 호르몬 치료제 처방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폐경 여성은 각각 약 30%에 그쳤다.
대부분 암 발생과 질 출혈, 체중증가, 유방 압통 등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이 호르몬 치료를 꺼리는 이유로 파악됐다. 이렇다보니 중년 여성 10명 중 7명은 갱년기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산부인과에 가볼 의향이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의료기관을 찾지 않는 경향을 보였다. 실제 호르몬 치료를 받는다는 응답도 20%를 밑돌았다.
하지만 의학계에서는 호르몬 치료와 여러 부작용의 상관관계를 규명하려면 더 많은 추가연구가 필요하기 때문에 치료를 주저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한폐경학회 이병석 회장은 지난해 폐경 인식에 대한 학회 조사를 발표하면서 “호르몬 치료에 대해 폐경 여성들이 인식하는 위험도는 실제 위험도에 비해 과대평가돼 있다”고 전했다.
호르몬 치료를 고민하기에 앞서 갱년기가 임박한 40대 이후부터는 유산소 운동량을 늘려 몸속 콜레스테롤 축적량을 줄이고, 혈액순환 개선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고루 먹어줘야 한다. 섬유소가 풍부해 노폐물 배출에 효과적인 콩나물과 무, 양배추, 고추 등을 챙겨 먹고, 달고, 짜고, 지방량이 많은 음식 등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호르몬 대체요법으로 생약제나 식물성 에스트로겐 등이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식이요법과 운동을 꾸준히 실시하면서 보건당국으로부터 혈액순환과 피로회복 등 갱년기 증상 개선으로 기능성을 인정받은 홍삼과 여성건강에 좋은 한방원료인 당귀, 작약 등을 이용한 건강기능식품의 섭취를 병행하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