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건강 살피기... 명절 밥상에서 시작
명절 고향방문은 부모의 안부와 건강을 확인할 최적의 기회다. 밥상에 둘러 앉아 부모의 거동과 안색을 살피고, 대화를 나누다보면 위험신호를 감지할 수 있다. 대부분 연로한 부모들은 이상증상을 노화의 한 과정으로 여기고 무심코 넘기기 일쑤라 자식들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
▲계산 못하고, 기억력 떨어지면? = 일상에 지장을 줄 만큼 최근 일을 잘 기억 못하고, 단어 사용에 어려움을 겪거나, 시간과 장소를 혼동한다면 전문의 상담을 권해야 한다. 판단력이 떨어지거나 익숙했던 일처리에 어려움을 겪을 때, 돈 계산이 어렵고, 기분과 성격, 행동에 변화가 생겼을 때도 마찬가지다. 대표적인 치매 증상이기 때문이다.
일단 이러한 증상으로 병의원을 방문하면 혈액검사, 뇌영상검사, 신경심리검사 등을 통해 치매를 진단하게 된다. 치매는 본인은 물론, 가족에게도 큰 후유증을 남기기 때문에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동영 교수는 “비타민E와 비타민C, 엽산 등이 풍부한 과일과 채소를 평소 충분히 먹고 주기적인 운동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며 “카페인이 많이 든 음식이나 치즈, 마가린 등 가공식품은 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몸에 열나고, 관절이 붓고 아프면? = 관절염은 60대 이상에서 80%가 겪는 흔한 질환이다. 노화로 근력과 관절감각이 떨어지면서 연골세포의 회복력이 감소해서 생긴다. 개인차기 있으나, 관절 주변이 빨갛게 변하면서 붓고, 온 몸에 열이 나는 증상을 보인다. 이 또한 노화의 한 증상으로만 여겨 통증을 참는 경우가 많다.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조우람 교수는 “관절주변이 뻣뻣하고 붓거나 욱신거리면 관절염일 가능성이 크다”며 “해당 증상이 있으면 즉시 내원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관절염을 예방하려면 신체 하중부터 줄여야 한다.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맨발로 걷기보다 쿠션감 있는 실내화를 신어 관절에 부담이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근력강화를 위해 스트레칭 등의 운동을 하루에 약 30분간 하는 게 좋다. 최근 미국 콜로라도대 보건대학원에 따르면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생선과 견과류를 먹으면 관절염 예방에 효과가 있다.
▲안색 노랗고, 소변 색 이상하면? = 예전보다 안색이 노랗다면 자주 피곤한지, 밥맛이 없는지, 때로 구역질을 하는지 물어볼 필요가 있다. 간, 담낭, 췌장에 이상이 있을 수 있다. 얼굴빛이 연한 보랏빛을 나타내면 심장이나 폐의 이상을, 푸석푸석한 느낌이 든다면 고혈압이나 평소 당뇨병이 있다면 콩팥이나 심장의 합병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소변 색깔과 거품, 피가 같이 나오는지 간단하게 물어봐도 건강의 이상 유무를 알 수 있다. 보통 소변이 갈색이라면 간염, 요로결석, 담도암, 췌장암 등의 질환을 의심할 수 있고, 소변에 주황색 빛이 난다면 피가 섞여있을 수 있어 전립선염, 신장염 등에 무게를 둘 수 있다. 거품이 섞여 나오면 고혈압과 당뇨병, 소변을 볼 때 통증을 느낀다면 방광염 등을 의심해 볼 수 있다.